이번에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여자 에이스가 나선다. 황대헌(강원도청)에 이어 최민정(성남시청)이 베이징의 금맥을 캔다.
최민정은 11일 오후 8시부터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다. 팀 후배 이유빈(연세대)과 함께 나선다.
지난 9일 황대헌의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의 기운을 이을 태세다. 황대헌은 남자 1500m에서 완벽한 질주를 펼치며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한국 선수단은 물론 쇼트트랙 대표팀의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 역주였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 5일 이번 대회부터 처음 도입된 혼성 계주 2000m 예선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가 넘어지는 불의의 사고로 메달이 무산됐다. 최민정 역시 여자 500m에서 넘어져 메달이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일에는 억울하고 황당한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남자 1000m 준결승에 나선 황대헌, 이준서(한체대)가 레인 변경 반칙이라는 이유로 실격을 당했다. 이들 대신 중국 선수들을 결승에 올랐고, 런쯔웨이와 이원룽이 금, 은메달을 차지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 황대헌과 다크호스 이준서를 떨어뜨리려는 중국의 의도가 반영된 판정이라는 비난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황대헌이 통쾌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남자팀 에이스가 해낸 가운데 이번에는 여자팀 에이스가 해줘야 할 차례다. 최민정도 "황대헌의 동료로서 기쁘다"면서 "남은 1000m, 1500m, 계주에서 대헌이가 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최민정은 평창올림픽 1500m와 계주 2관왕에 오른 최고 스타다. 9일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와 마지막 바퀴 전율의 아웃코스 스퍼트로 2위에 올라 결승행을 이끌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만 경기장 빙질과 선수들과 충돌이 변수다. 최민정은 실제로 500m에서 넘어졌다. 평창 대회 1000m에서는 당시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서울시청)와 부딪혀 넘어졌다. 이에 최민정은 "사실 넘어지는 상황은 선수마다 다르다"면서 "나 역시 (여자 500m에서) 넘어졌는데 특히 많은 선수가 넘어진 마지막 코너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준결승에서는 껄끄러운 중국 선수 3명도 다른 조에서 뛴다. 강력한 우승 경쟁자 수잔 슐팅(네덜란드)도 마찬가지다. 최민정은"특정 선수를 의식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중국 선수에 대해선 의식하지 않는다"고 올림픽 챔피언다운 자신감을 보였다.
개인전에서 최민정에게 유일하게 올림픽 메달이 없는 1000m. 과연 최민정이 한국 쇼트트랙 여자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