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적폐수사' 발언에 "검찰총장 때는 적폐 몰랐다는 얘긴가"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10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집권시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에 대해 "대선 후보로서 현 정부에 대해 그러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소극장에서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의 출간기념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로서 안했으면 좋았을뻔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후보는 이 정부에서 스스로가 검찰총장이라는 자리에 있던 사람이다. 그 때 생각하고 지금 생각하고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 것이 있어서 그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몰랐던 건가"라고 짚었다.

그는 출간기념회에서도 관련 질문에 대해 "선거 와중에 후보가 현 정부를 상대로 적절한 이야기를 한 것인지 상당히 회의감이 든다"며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이 네 사람이나 영어의 몸이 되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끊는 역사가 되풀이 됐다. 과연 전직 대통령에 대해 그와 같은 식의 보복을 해야하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전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숙련된 사람 같으면 그런 소리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무의식적으로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정부가 과거 적폐청산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연결과정에서 현 정부의 적폐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실언으로 규정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도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후보 단일화문제는 이미 시기를 많이 놓치지 않았나 본다"며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면 1월 정도에 그 문제를 거론해 마무리 단계가 됐어야 하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 등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정치권의 병폐 중 하나가 뿔뿔이 헤어져있다가 선거 때만 되면 단일화, 통합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아무것도 없이 숫자만 합해서 끌고 간다는 식의 단일화 합의는 국민이 금방 안다"고 언급했다. 명분이나 비전, 정부 구성 등에 대한 협의 없이 인위적으로 합치기만 하는 단일화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어차피 양당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당선 될텐데, 누가 당선돼도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고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 폭주할 것이 명백하고,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의 존재 의미조차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 속 임기 초반 2년을 식물 대통령으로 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양당 후보에게 "오미크론 사태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서 대전환을 맞이하려면 여야가 극한 대립해서는 안 된다"며 통합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대선까지 여야 후보 중 누군가를 적극 지원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는 사람이 찾아오니까 만나서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일 뿐 나는 특별히 어디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다"라며 "좋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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