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내한 공연 중인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투어팀 주연배우들은 한국 관객이 보내준 사랑과 열정에 대해 엄치 척했다. 데이션 영(심바 역)과 아만다 쿠네네(날라 역), 안토니 로렌스(스카 역), 푸티 무쏭고(라피키 역) 등 4명을 지난 9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푸티 무쏭고를 제외한 3명은 2018년 내한공연에도 참여했다.
공연 후 커튼콜에서 배우들은 관객에게 연신 손가락 하트를 날린다. 아만다 쿠네네는 "2018년 공연 당시 커튼콜에서 관객들이 손가락 하트를 날려줬다. 사랑과 환호에 보답하고 싶어 따라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배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한국 관객만의 매력이다. 데이션 영은 "SNS에 공연 후기 등을 남겨주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줘 감사하다"고 했고, 아만다 쿠네네는 "무대에 오르기 전 관객이 SNS에 올려준 글을 읽고 힘을 얻는다"고 했다. "배우가 느낄 수 있을 만큼 공연에 몰입한 관객을 볼 때"(푸티 무쏭고), "화가 뺨칠 만큼 멋진 그림을 그려서 보내줄 때"(안토니 로렌스)도 행복감이 든다.
'라이온 킹'은 왕자로 태어난 사자 심바가 역경을 딛고 진정한 왕으로 우뚝 서는 과정을 담아냈다. 소꿉친구 날라, 왕권을 탐내는 삼촌 스카, 심바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 등 매력만점 야생동물이 무대를 채운다.
배우들 모두 자신의 캐릭터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등에서도 심바로 활약한 데이션 영은 "(심바 역은) 축복이다. 항상 진심을 다해 연기한다"고 했다. 아만다 쿠네네는 "자신감 넘치는 날라를 연기하면서 내성적이었던 저 역시 용기 있고 현명한 여성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안토니 로렌스는 "애니메이션 속 스카가 잔인하고 복수심에 가득 차 있는 반면 무대 위 스카는 인간적인 면이 보여져서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14년간 라피키를 연기한 푸티 무쏭고는 "내 안의 열정과 에너지는 변함이 없다"고 웃었다.
각 캐릭터에 맞춤한 메이크업과 의상은 또다른 관람 포인트다. 안토니 로렌스는 "메이크업에 40분, 의상을 입는 데 40분 정도 걸린다. 메이크업을 하면서 점점 악당 역할에 몰입한다"고 했다. 푸티 무쏭고는 "의상과 메이크업이 캐릭터와 어우러졌을 때 이야기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오프닝곡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은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 있고 삶은 세대를 넘어 계속된다는 것을 관객은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데이션 영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공연에 대한 감상이 다를 것이다. 치유받거나 감동받거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안토니 로렌스는 "'과거는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값지다.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는 라피키의 대사가 생각난다"고 했다.무대에서 배우들은 아프리카 언어 6개와 영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언어를 몰라도 공연을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이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배우들처럼 관객들은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에 '라이온 킹'을 볼 수 있어 행복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