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혜경 '전격사과'…대선 한 달 앞두고 '악재털기' 집중하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9일 전격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논란이 최초로 불거진 지난주만 해도 사실관계 확인을 사유로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는데, 예고성 움직임도 없이 곧바로 고개를 숙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을 정확히 28일 앞두고 이뤄진 김씨의 행보는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을 신속하게 제가하기 위해 '악재 털기'에 집중하고 있는 선대위의 전략 기조와 맞아 떨어진다.

 

일정공지 1시간 만에 이뤄진 '전격' 사과…野 "알맹이 빠진 회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씨는 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이 소식을 회견 시작까지 불과 1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 공지했을 정도로 급박하게 만들어진 일정이었다.
 
김씨의 회견은 철저하게 사과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씨는 제기된 의혹 내용 중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앞서 발표했던 입장문에 담긴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하지 않은 채 "제 불찰이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 "책임을 지겠다" 등의 표현을 반복한 후 회견장을 떠났다.
 
야당에서는 회견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 논평이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씨는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적 비서 활용,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 유용, 대리 처방, 관용차 사적 사용 등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며 "채용의 주체이며 불법적 이익의 공동 수혜자인 이 후보의 관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수사, 감사를 핑계로 선거일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홍경희 대변인도 "사과의 형식은 있었으나 알맹이는 쏙 빠진 기자회견"이라며 "애매한 표현으로 넘어갈 것이 아닌 그간 제기된 직권남용 및 공금유용 의혹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용'보다 '속도'에 무게 둔 사과…이낙연 언급 영향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같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다소 부실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논란이 추가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사과를 하는 것이 낫다는 선대위의 판단 때문이다.
 
김씨측 선대위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민주당 선대위 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대응해야 한다'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뉘었지만, 신속한 대응이 낫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대선까지 불과 4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느리게 진화를 하다가 자칫 잔불이 비화되기라도 한다면 추가 대응에 나설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에 의한 사실관계 파악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지만 우선 논란 자체에 대해 사과하고,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추후 대응에 나서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 선대위 측의 설명이다.

특히 2차 4차 TV토론이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고, '이재명 = 능력, 윤석열 = 무능력'과 같이 지속돼 온 내용에 힘을 싣기보다 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사과가 더 낫다는 판단도 가미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같은 발빠른 대응은 최근 '신속 사과'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이 후보의 선거 전략과도 결을 같이 한다.
 
이 후보는 앞서 민주당의 개혁성 부족, 조국 사태 등 중도층 표심을 얻는 데 걸림돌로 꼽혀왔던 사안에 대해 예고 없이 직접 사과해왔다.
 
이날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의 공식 활동을 개시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입김도 전격적인 사과에 다소의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어느 것이든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께서 오전에 사과에 대해 얘기하신 것이 있는데 그에 맞춰서 회견을 한 측면이 있다"며 "이 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면서 당내 화합적 측면에서도 궤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與 '김건희 사과 정도 효과는 있지 않겠나'…이재명 "진심 사과" 메시지 전달 효과도 기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
신속한 사과가 표심에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미칠지에 대한 당내 의견은 다소 분분 모습이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사과와 비슷한 수준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건희씨의 기자회견 역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 없이 남편에게 미안하다고만 했고, 심지어 질의응답 시간조차 없이 회견장을 빠져나갔음에도 당시 크게 일었던 학력 허위기재 논란 여론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는 것이 민주당 선대위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김씨의 입장만을 말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과드리면 좋겠다"는 이 후보의 메시지를 전한 것도 이 후보와 김씨의 진정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수사나 감사로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배우자 본인이 국민 앞에 직접 나서서 진솔한 모습으로 여러차례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수사와 감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국민들께서 받아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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