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정권수사 얘기" 신중하던 靑, 윤석열에 격앙

황진환 기자

"지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느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합니다. 아무리 선거이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겁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치 중립을 위해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던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발끈했다. 바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중앙일보 인터뷰 때문이다. 청와대는 윤 후보가 '민주당 정권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적으로 발언한 내용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최근 청와대는 대선이 다가올 수록 발언을 줄이면서 신중을 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도 방역 때문에 2월로 연기될 상황이 되자, 공식선거운동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며 취소했을 정도다.

청와대가 현안과 관련해 윤 후보를 실명으로 언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지난달 "일각에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방역지침을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윤 후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랬던 청와대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 윤 후보가 "전 정권의 적폐 수사를 당연히 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대놓고 암시한 것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어떤 대선후보가 정권에 대한 수사를 대놓고 얘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부를 '범죄'와 연관지어 평가한 윤 후보의 관점이 인터뷰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 상황에서 청와대에서도 대응할 것은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이날 이례적으로 "매우 불쾌하고 부적절하다"며 입장을 밝힌 것도 이같은 변화를 반영한다.

청와대의 경고 직후에 윤석열 후보가 되려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겠느냐"고 맞받은 가운데, 청와대가 추가 대응을 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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