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포석으로 거론됐지만, 선거 후보 등록일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단일화는 좀처럼 해법이 보이지 않고, 설령 단일화가 되더라도 종로를 '협상용'으로 써선 안 된다는 시각도 나오면서 시나리오가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9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를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 지역구 후보는 여론조사 등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당 차원에서 전략 공천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공관위 관계자는 "종로 후보는 윤석열 대선후보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공천을 안 하더라도, 무소속, 범진보 연대 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민의힘이 공천을 하면 이기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치1번지이자 '대선 러닝메이트' 지역구로 꼽히는 종로의 중요성을 높이 산 것인데,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에게 좀 더 유리한 국면이 된 만큼,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고심거리도 커졌다.
또 다른 공관위 관계자는 "종로는 그간 대선후보급, 총리급 인사가 나왔는데, 아주 참신한, 신진 젊은층을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번엔 사실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며 "그간 언론 등을 통해 거론된 인물 중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당은 최근 정치 신인을 선거대책위원회 등용하는 과정에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가 과거 '막말 논란'으로 물러난 노재승 블랙트라이브 대표나, 혼외자 등 사생활 논란으로 역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에서 내려온 조동연 교수 등 주어진 시간 내 정치 신인을 검증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셈법이 복잡해지는 건 단일화 변수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에게 단일화의 조건으로 이른바 '공동정부' 등 안 후보의 몫을 고민할 때, 종로가 한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테이블에서 총리와 일정 부분의 내각, 종로의 공천권까지 패키지로 내밀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배우자 등 각종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지지율 격차가 우리 당의 예상만큼 크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단일화를 비롯해 가능한 여러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종로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를 상정하더라도, 종로 공천을 단일화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당의 비전에 맞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종로에 출마하는 게 '국민의힘이 달라졌다, 믿을만하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선택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의 적임자이고, 개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종로 공천도 그와 같은 결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