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대선 한 달 전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 방해' 윤석열 무혐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은 2011년 검찰 수사팀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재소자들에게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폭로가 2020년 4월 나오면서 불거졌다. 이후 재수사가 이뤄졌지만, 작년 3월 재소자들에 대해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를 거쳐 최종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해 3월 공수처에 고발하고 3개월 만에 공수처가 입건을 결정하면서 다시 한 번 수사가 이뤄졌다.
윤 후보의 혐의는 두 가지였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중인 2020년 5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진상조사를 진행하던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담당하도록 해 감찰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첫 번째다. 그러나 공수처는 해당 민원의 담당 부서를 지정하는 게 검찰총장의 권한이고 법무부 징계위원회도 이 부분에 대해 징계 사유에서 제외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수사 방해를 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혐의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제기했던 업무 배제 의혹이다. 임 담당관은 윤 후보가 지난해 3월 한 전 총리 사건 주임검사를 감찰3과장으로 지정해 임 담당관의 수사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왔다. 공수처는 임 담당관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고검 검사급 이상 비위에 대한 조사는 감찰 3과장이 맡도록 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이 근거가 됐다.
고발 사주 의혹 등 피의자 조사 마무리 되지 않아…대선 후 결론날 듯
공수처가 지난해 가장 공을 들여온 고발 사주 의혹은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의 와병으로 수사 진척이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검사는 지난 1월 공수처에 8주 이상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서를 제출했다. 이 시기는 선거일이 있는 3월 둘째주까지다. 손 검사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에서도 핵심 피의자다.
손 검사에 대한 돌발 변수로 인해 공수처의 수사 계획은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 공수처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으로 고발 사주 의혹을 돌파하려고 했지만 모두 난관에 직면한 상황이다. 두 사건 처리 모두 대선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총리 사건과 함께 입건한 옵티머스 부실 수사 의혹의 경우는 사건 진척이 가장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주 후보자 등록을 할 경우 대선 투표 당일까지는 어떤 강제적 절차에 의한 수사도 힘들기 때문에 공수처도 관련 수사를 대선 후로 미룰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직선거법 11조(후보자 등의 신분 보장)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이 끝난 때부터 개표 종료 시까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행 범인이 아니면 체포 또는 구속되지 않는다.
공수처는 직접 수사를 하고 있는 윤 후보 사건 3건 외에는 대부분 검찰로 이첩하고 있다. 공수처는 '윤 후보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의혹'을 검찰로 이첩해 서울중앙지검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또 윤 후보의 각종 의혹이 담겼다는 이른바 'X파일 의혹' 고발 사건도 고발장 접수 7개월 만에 지난 4일 검찰에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