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진단검사부터 치료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손보는 가운데 세부내용이 '중구난방' 식으로 변경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발표가 시행시점에 임박해 다소 촉박하게 이뤄지면서 개편내용과 관련된 혼선도 잇따르고 있다.
오늘(10일)부터 '집중관리군'에 초점이 맞춰지는 재택치료 관리 등의 내용을 정리했다.
60세 이상·먹는藥 대상자만 '집중관리군'…나머지는 '셀프 케어'
이제는 전체 확진자의 90%를 차지하는 무증상·경증 환자의 재택치료도 중증 위험이 높은 집중관리군 위주로 운영된다.
이날부터 관리의료기관이 비대면으로 증상 발현 여부 등을 체크하는 모니터링은 집중관리군만 받게 된다. 정부가 지정한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자 중 추가관리가 필요한 환자다.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확진자 중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은 각 지자체가 재량으로 판단토록 했다. 현재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는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외 50대 기저질환자다. 구체적으로 당뇨,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해당된다.
다만, 체계 개편을 하루 앞둔 전날 정부가 집중관리군의 기준 변경을 급작스럽게 밝히면서,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7일 발표 당시 집중관리군에 포함됐던 50대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가 빠졌기 때문이다.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당국자들의 말이 엇갈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조절이 힘든 당뇨, 중증의 심혈관질환 등 재택 관리가 어려운 기저질환자들은 초기 환자 분류에서 이미 걸러지는 만큼 환자 관리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입장이다.
가장 큰 변화는 그 외 모든 무증상·경증 환자(일반관리군)에 대한 별도 관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전날까지 입원요인이 없는 청장년층 확진자에 대해서도 하루 한 번씩은 유선 모니터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상 대부분이 상기도 감염(코·목·기관지 등)에 그쳐 경증으로 끝나는 점을 감안해 이같은 절차도 생략하기로 했다. 실제로 현재 사망자의 90% 이상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나오고 있다.
상태 점검을 위한 키트도 집중관리군에게만 지급된다. 키트는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해열제, 세척용 소독제와 동거가족의 검사를 위한 자가검사키트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일반관리군은 해열제나 발열 확인을 위한 체온계 등을 스스로 구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호흡곤란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까운 병·의원을 통해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 등 동네 병원이나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서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병·의원 목록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코로나바이러스-19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약 처방도 이뤄질 수 있다.
정부는 가급적 모든 동네 병·의원이 일반관리군의 상담·처방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부터 자기기입 역학조사…藥·생필품 위한 동거가족 외출 허용
정부는 전날부터 GPS(위치정보시스템)를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격리 여부를 감시했던 체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는 7일 간 자율적으로 자택에서 격리생활을 하면 된다. 이전에는 접종 미완료자일 경우 열흘 간 격리를 해야 했지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 '검체 채취일로부터 7일'로 단축했다.
다만, 지침 위반에 따르는 처벌까지 면제되지는 않는다. 격리기간을 지키지 않고 무단이탈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
밀접접촉자의 격리기준도 대폭 완화됐다. 지금까지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이들은 모두 자가격리가 원칙이었지만, 전날부터는 동거가족 중 접종 미완료자, 요양병원·시설 같은 감염취약시설 내 밀접접촉자만 7일 동안 격리되고 있다.
당초 보건소는 격리대상에게 개별적으로 자가격리를 통보했지만, 이제는 최초 확진자에게 가족의 격리도 일괄 고지한다. 2차 접종을 한 지 90일이 지나지 않았거나 3차 접종자인 동거인은 가족이 확진됐더라도 격리 없이 수동감시를 하게 된다.
밀접접촉자를 포함해 확진자 가족들에 대한 PCR 검사도 격리해제 전 1회만 실시한다. 여기서 음성이 나오면 7일차 자정에 자동 격리해제된다.
다만, 이후 사흘 간은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위험군과 접촉을 하지 않는 등 생활수칙을 지키며 근신해야 한다.
전날부터 확진자의 동거가족이 의약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는 필수 목적의 외출도 허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일일이 보건소의 재가를 받아야 했다.
확진자 관리의 첫 단추인 역학조사도 시민참여형으로 탈바꿈했다.
당국은 지난 7일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를 도입했다. 그간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보건소는 해당 확진자와 유선 인터뷰를 통해 인적사항과 동선 등을 촘촘히 조사해 왔다.
이제부터는 보건소가 환자의 연락처로 역학조사 링크가 담긴 문자를 보내면, 확진자가 각 문항을 직접 기록해 이를 담당자에게 전송하게 된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기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보건소 담당자와 통화해 종전 방식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정해진 기한 내 입력이 되지 않으면, 담당자가 조사를 책임지고 마무리하게 돼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