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구원투수로 등판…호남 민심 잡을까?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수락하며 대선 진두지휘
정체상태 호남 지지율 견인하며 대선 구원투수 될지 관심
호남과 호남 출신 유권자에게 호소력 있는 이낙연의 영향력 주목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신임 총괄선대위원장.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하며 전면에 나서면서 중도층 결집과 함께 정체 상태에 빠진 호남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며 대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대선전의 전면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첫 일성으로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많다"면서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린다"며 국민을 실망시킨 민주당에 대해 사죄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해 "호남인들의 걱정이 무엇인지, 고민이 무엇인지 좀 더 가깝고 낮게 파악하고 접근하고 호소드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이후 선대위 상임고문과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활동했고, 최근 이 후보의 광주 방문과 성남 방문 일정 등에 동행하며 '원팀 행보'를 해왔지만 선거 전면에 나섰다고 보기에는 거리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선거 전면에 나서 선대위를 진두지휘하게 되면서 중도층 결집과 함께 정체 상태에 있는 호남의 지지율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민주당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역대 대선 민주당 계열 후보들보다 낮은 지지율을 이어가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올해 설 연휴 직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60%대의 박스권에 갇히면서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들의 득표율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CBS가 무등일보, 전남일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60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일~25일 이틀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 대한 심상치 않은 여론이 감지됐다.

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63.5%의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들의 득표율과 비교하면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역대 대선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대선에서 15대 김대중 후보 광주 97.28%·전남 94.61%, 16대 노무현 후보 광주 95.1%·전남 93.38%, 18대 문재인 후보 광주 91.97%·전남 89.28%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90%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설 연휴 전에실시된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출신에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가 선대위의 원톱으로 나서면서 호남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호남인들의 마음을 돌리면서 '집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호남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도 상당한 호소력이 있는 게 사실이어서 이 후보를 외면하고 있는 호남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지지층 일부가 여전히 이 후보에게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지지층을 설득해 이 후보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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