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A씨 처럼 소위 '영끌'로 집을 마련한 대출자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택 가격 폭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규모 자체가 커진 상황에서 1~2년 사이 금리가 1% 이상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한계치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올해 안에 최소 2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변동형과 혼합형의 금리차가 더 벌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형과 혼합형 금리 상하단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실제 대출이 실행되면 금리차가 0.5%p 이상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주담대를 알아본 B씨의 경우 대출 실행일에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변동형 금리는 3.6%, 혼합형 금리는 4.3%로 통보받았다. 대출액 3억원(30년 만기)을 기준으로 금리가 3.6%인 경우 한달 상환 원리금이 136만원이지만, 4.3%인 경우 148만원으로 매달 12만원 가량의 이자비용이 추가된다.
이처럼 당장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아직 금리변동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기존 대출자의 경우 기존 변동형과 혼합형의 금리차가 더 크기 때문에 선뜻 갈아타기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금리인상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을 얼마나 오래 쓸지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중장기로 대출을 가져갈 계획이면 변동형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단기로 쓴 뒤 상환할 계획이 있으면 혼합형을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 신규 대출자가 혼합형을 고르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기존 대출자의 대환(갈아타기) 수요는 아직 거의 없다"면서 "기존 대출자는 보유 대출의 금리조정 주기와 가산금리.우대금리 조건 등을 따져보고 신중하게 갈아타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은 자행 상품에 한해 대환대출을 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대출액도 유지된다. 다만, 타 은행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사이 바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 따라 대출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
갈아타기가 부담스럽다면 지난해 출시된 금리 상한형 주담대도 고려해 볼만 하다. 해당 상품은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p, 5년간 2%p 이내로 제한하는 상품이다. 기존 대출자가 연 0.15%~0.2%p의 금리를 더 내면서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로 별도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