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재 뒤에 담긴 B급 에피소드, 노컷뉴스 '베이징 레터'로 확인하세요.
오늘은 방탄소년단(BTS)를 사랑하는 아미(ARMY) 여러분께 레터를 보냅니다.
설명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만큼 BTS는 현재 전 세계에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입니다.
'버터(Butter/2021년 발매)'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2020년 발매)'가 지구촌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목격했을 것입니다. 사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자랑이죠.
저는 지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에 와 있습니다. 주로 취제를 가는 곳은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리는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경기장)과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입니다.
훈련이나 경기 전 경기장에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중국 음악부터 팝송까지 다양합니다.
제가 중국어를 못하니 중국 노래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인기 팝송들이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아바 맥스의 스윗 벗 사이코(Sweet but Psycho/2020년 발매)부터 저의 중딩 시절, 카세트 테이프 재생기인 마이*이와 함께했던 백스트리스보이스의 라저 댄 라이프(Larger Than Life/1995년 발매)까지 나옵니다.
누가 선곡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대만족입니다. 세상에 2022년에 '뒷골목 형님들' 노래를 틀다니… 취향 저격!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무대에서 유명한 팝송을 틀어 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BTS의 노래 중 한 곡이 나올 법한데 안 들립니다.
음악이 나올 때마다 네*버 노래 검색으로 확인해 봤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BTS의 노래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인 만큼 선곡을 해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극히 대한민국 사람의 욕심일 수 있죠.
하지만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때는 BTS 음악이 여기저기 흘러나왔는데… 너무 비교가 됩니다.
"두 유 노우…"
사실 너무 부끄러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우리 것을 마치 강요하는 듯한 느낌 있잖아요. '김치', '비빔밥', '싸이' 등 (특히 스포츠에서는 '두 유 노우 지성 팍(박지성)'이 대표적이죠) 이불킥을 하는 여러 두 유 노우 시리즈가 있죠. 하지만 이번 레터를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국 기자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잘 알고 좋아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용기를 내 'BTS 음악을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들어 본 적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아니죠(Nob)"이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도 BTS 음악을 틀어줄 법한데 그렇진 않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네. 뭐 그렇습니다.
최근 BTS 멤버인 RM이 편파 판정 논란으로 실격된 황대헌(강원도청)을 응원한 바 있죠. 이에 중국 팬들이 몰려와 인해 전술로 악성 게시물을 올렸지만 아미 여러분이 BTS를 잘 '방탄'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이곳 경기장에서 BTS 노래가 흘러나오면 아미 여러분께 꼭 레터를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