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8일(현지 시간) 발표한 제94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제인 캠피온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파워 오브 도그'가 작품상, 감독상 등 12개 후보에 지명되며 올해 최다 부문 후보작이 됐다.
'파워 오브 도그'는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인 캠피온 감독이 감독상을 탈 경우 캐서린 비글로우,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3번째가 된다.
또한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의 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작품이 주요 부문을 포함해 최다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지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2019)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만 아직 넷플릭스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적은 없다. 이에 '파워 오브 도그'가 오스카 최고 영예인 작품상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파워 오브 도그'의 뒤를 이어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대작 '듄'이 작품상, 각색상 등 10개 부문에 올랐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배우 겸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한 '벨파스트'가 각각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 후보로는 △'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너 △'리코리쉬 피자' 폴 토마스 앤더슨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스티븐 스필버그 등 5인이 지명됐다.
남우주연상에는 하비에르 바르뎀('비잉 더 리카르도스') 베네딕트 컴버배치('파워 오브 도그') 앤드류 가필드('틱, 틱… 붐!') 윌 스미스('킹 리처드') 덴젤 워싱턴('맥베스의 비극')이, 여우주연상에는 제시카 차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올리비아 콜맨('로스트 도터') 페넬로페 크루즈('페러렐 마더스') 니콜 키드먼('비잉 더 리카르도스') 크리스틴 스튜어트('스펜서')가 후보에 올랐다.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기도 한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오스카에 또 한번 아시아 영화의 힘을 보여줄지 역시 올해 오스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는 "비평가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이브 마이 카'의 후보 지명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카데미 회원이 국제적으로 다양화됐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리아나 드보즈는 오스카 후보에 오른 최초의 아프리카계 라틴 배우가 됐으며, 드보즈와 함께 '킹 리처드'의 언자누 엘리스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부문에서 2명의 흑인 배우가 후보에 오르게 된 점 등이 눈에 띈다.
다만 '하우스 오브 구찌'(감독 리들리 스콧)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레이디 가가와 엘리자베스 차이 베사헬리, 지미 친 감독의 다큐멘터리 '더 레스큐'가 후보에 오르지 못한 점은 이변으로 꼽혔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위치한 돌비극장에서 열리며, 미국 ABC방송에서 생중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