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영 (피해아동 학부모)
경남 양산에 어린이집 학대사건. 어제 저희가 놓지마 뉴스에서 잠시 전해 드렸는데 여러분의 분노가 대단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건을 알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요, 저희가 오늘 그 피해 어린이 부모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일단 무슨 사건인지 설명을 좀 드릴게요. 어린이집 학대사건 그동안에도 많았지만 이번 건, 정도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13개월 아이가 앞니 3개가 부러진 거예요. 이걸 수상하게 여긴 부모가 어린이집의 CCTV를 돌려보니 보육교사가 이 아이를 발로 찬 거였습니다. 우선 영상을 보시죠. 뒤에서 발로 차고 아이가 앞으로 넘어집니다. 바닥에 이를 찧으면서, 치아를 찧으면서 3개가 파절이 된 거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부터 아이의 부모와 인터뷰를 하면서 문제의 상황들 저희가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피해아동의 아버지 이수영 씨 연결을 해 보죠. 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이수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얼마나 놀라셨을까싶은데. 아이가 13개월 딸아이네요.
◆ 이수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앞니가 3개가 부러졌어요.
◆ 이수영> 네, 지금 3개의 손상이 있었고요. 부서진 이빨을 빼낸 거라서 아직 뿌리는 살아 있고요. 아이가 어려서 치료과정이 조금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13개월 아기예요. 그러니까 지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그런 아이인데. 저희가 지금 사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얼마나 아팠을까. 엉엉 우는 이런 모습들, 지금 볼 수가 있어요. 부모님 마음이 어떠셨을까싶은데 처음에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뭐라고 연락이 왔습니까?
◆ 이수영> 처음에 아이 상태를 확인했을 때는 당시 교사가 혼자 놀다 넘어졌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화가 많이 치밀어 올랐죠. 어떻게 보육하면 애가 이렇게 되냐고 많이 따지고 화를 많이 내고 했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놀다가 그랬다는 이야기 듣고 이렇고 놀다가 다치도록 두면 어떻게 합니까? 거기에 화가 나신 건데 CCTV를 보자, 바로 조금 전에 보여드린 것과 같은 충격적인 영상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 이수영> 많이 놀랐죠, 많이. 일단은 믿고 신뢰를 하던 어린이집에서 그런 일이 있을지는 정말 몰랐고요. 더군다나 생후 13개월밖에 안 된 우리 딸아이가 저런 일이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게다가 놀다가 그랬다고 처음에는 거짓말을 했다는 거잖아요.
◆ 이수영> 네.
◇ 김현정> 왜 거짓말 했냐고 좀 물어보셨습니까?
◆ 이수영> 왜 거짓말을 했냐고 저희가 따지고 물으니까 너무 경황이 없어서 당황을 했다. 되지도 않은 핑계를 대는 거죠.
◇ 김현정> 아니, 경황이 없다고 아이한테 뒤집어씌운다는 건가요. 이 상황을?
◆ 이수영> 네. 현재 그때 상황에는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전부가 아니겠다 싶어서 더 많은 분량을 보자고 하셨어요.
◆ 이수영> 네.
◇ 김현정> 얼마나 보셨습니까?
◆ 이수영> 60일치 파일 자료 중에 저희가 25일치를 확인을 하였고요. 25일치 자료 내용 중에 18일치가 학대 날이었습니다.
◇ 김현정> 25일치를 돌려봤는데 그중 18일분에서, 18일치에서 학대의 장면들이 나왔다는 말씀이시죠?
◆ 이수영> 네.
◇ 김현정> 그 장면들을 저희가 다 보여드릴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몇 개만 여러분들께 공개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자료들, 영상을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죠.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 자료들.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니는 아기들인데 머리채를 잡고 눕히기도 하고요. 아기를 옮기는데 무슨 토끼 귀 잡고 옮기듯이 아기 머리채를 잡고 옮겨요. 그런가 하면 양쪽 뺨을 연속으로 때리기도 하고 발로 차는 건 그냥 기본이네요. 짐짝 다루는 것 같아요. 또 어떤 장면들이 있었습니까?
◆ 이수영> 잠을 자지 않은 아이에게 다가가서 뺨을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때립니다. 보통의 아이는 맞으면 울어요. 그런데 울지를 않아요. 아이가. 눈만 뜬 상태로 불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20분 동안 눈만 깜박 거리고 있다가 불이 켜져야 애가 움직여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럴까요.
◆ 이수영> 학습된 거죠.
◇ 김현정> 학습이 됐다고요? 그러면 그전에도 이런 일이 많았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 이수영>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사람이 공포의 상황에 놓이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잖아요. 그러다가 안심이 되면 몸을 또 움직이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보내주신 장면 외에도 다른 장면을 보면, 이 가해선생님이 아이들 사이에 있었을 때는 아이들이 꼼짝도 안 하고 있다가 선생님이 자리를 뜨니까 그때부터 아기들이 기어 다니고 놀기 시작하는 그런 장면도 있더라고요.
◆ 이수영> 네.
◇ 김현정> 상당한 공포감을 이 선생님한테 이미 느끼고 있다는 얘기군요.
◆ 이수영> 그렇죠. 아무래도 교육이 되었고 학습이 되어버려서 이제 아이들이 공포심이 있었던 걸로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저는 이 장면들을 지금 몇 개만 보고도 너무 충격적인데. 이게 지금 다 같은 교사한테서 벌어진 일입니까? 교사 한 명이 이런 거예요?
◆ 이수영> 네, 한 명이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처음에는 지금 우리 인터뷰하신 딸아이 영상만 발견하고 항의전화를 바로 하셨어요. 그때 해당 교사는 마치 처음 벌어진 실수인양 그렇게 얘기를 했다는데 그 통화 녹취를 저희에게 보내주셨네요.
◆ 이수영> 네.
◇ 김현정> 뭐라고 하는지 그 가해교사의 얘기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애 안 울었어요? 그 때 다쳤을 때?
-울었어요.
-그걸 어떻게… 그때 이 흔들리는 거 몰랐어요?
-그때 보조 선생님하고 ㅇㅇㅇ 선생님하고 같이 봤거든요. 그래서 이제 ㅇㅇㅇ 선생님이 '어 이빨은 괜찮네. 여기 턱에 멍만 들었네'라고 하셔가지고. 저도 당연히 그렇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어머니 진짜로. 그래서 '넘어지면서 멍만 들었구나' 저는 그렇게 깊이 들었다고 생각을 했으면 제가 원장님한테 바로 병원 가야한다고..
-피 안났어요?
-어머니, 피는 밑에 이빨 거기 있잖아요. 거기 정말 얇은 실 같은 거. 딱 한 줄. 그렇게 있었어요.
-선생님 추가 정황 안 나온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저는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니에요.
-아니요. '추가 정황 안 나온다' 자신 있어요?
-저는 제가 했다 아니다 이렇게 딱 확실하게 딱 뭐라고 할 말은 없어요, 어머니.
-그건 선생님만 알죠.
◇ 김현정> 아이 어머니하고 그 가해 교사와의 통화 내용인데 '딱히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네요.
◆ 이수영> 저희가 영상을 보는 각도에 대해서 저희 판단에 따라 다를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런데 무슨 그런 말이 어디있습니까? 아이에 대해서 손과 발을 대면 학대죠.
◇ 김현정> '영상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서 학대다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이 앞에.
◆ 이수영> 어느 관점에서 보냐.
◇ 김현정>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저거는 학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 이수영> 네.
◇ 김현정> 참. 굉장히 좀 기막힌 상황인데. 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아동은 몇 명이나 되나요?
◆ 이수영> 현재 반 인원 6명 전체 인원에서 다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이 피해당한 아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이상증세도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 이수영> 네. 저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바닥에 머리를 찍는다든지, 벽에 머리 찍는다든지, 자기 뺨을 때린다든지. 형제 그리고 엄마, 아빠 웃으면서 아이가 놀이처럼 생각하면서 뺨을 좀 때립니다.
◇ 김현정> 자기 뺨을 자기가 때려요?
◆ 이수영> 네. 아이가 놀이로 생각하고 학습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학대를, 폭력을 놀이로 생각하고 학습이 됐다. 많이 당했다는 이야기군요.
◆ 이수영> 네. 웃으면서 아이가 행동을 하니까.
◇ 김현정> 아버님, 그 어린이집에 교사가 몇 명이에요?
◆ 이수영> 지금 그 어린이집에 부원장 포함 5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5명. 그러면 다른 선생님들은 혹시 폭행에 가담했거나 아니면 최소한 목격이라도 했을 거 아닙니까? 이렇게 자주 일이 벌어졌다면?
◆ 이수영> 저희가 영상을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 다른 선생의 폭행 장면을 확인하지 못 했고요. 영상을 확인했을 때 분명히 애가 던져질 때 다른 교사가 옆에 있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사가 몰랐다고만 저희한테 이야기를 하니까, 정확한 부분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다른 부모님들도 이게 상상도 못 하셨을 텐데. 이 CCTV 보고 이 사실들 알고 다들 패닉 상태시겠어요.
◆ 이수영> 네, 그렇죠. 쓰러진 어머님들도 계시고. 아니, 생후 7개월밖에 안 된 아이의 뺨을 때린 장면도 저희가 보니까. 기어 다니지도 못하는 아이인데. 누워만 있는 아이인데 무슨 죄를 지었다고 때리냐고.
◇ 김현정> 너무 속이 상하네요. 이렇게까지 나서서 이 사건을 공론화 하는 것은 정부에게 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라라고 하는 주문이기도 할 거예요. 발로 뛰면서 이것저것 조사해 보시니까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 이수영> 저희 보육법안에는 CCTV 열람 의무가 없습니다.
◇ 김현정> CCTV는 달도록 되어 있지 않나요?
◆ 이수영> 관리책 임할 의무는 있습니다. 그런데 열람에 대한 의무는 없어요.
◇ 김현정> 녹화는 하는데 꼭 봐야 되는 의무는 없어요? 관리자들에게?
◆ 이수영> 네. 그리고 CCTV 신고 의무자가 신고를 하게 되면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원장도 개인 사업장인데. 자기 사업이 망하게 되는데 누가 자기가 그렇게 신고를 하시겠습니까?
◇ 김현정> 혹은 다른 선생님이 내부제보를 하려고 쳐도, 또 이게 그런 식으로 피해를 될까 봐 쉬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군요.
◆ 이수영> 네. 은폐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네, 그런 부분에 대한 어떤 개선의 방법은 없을까도 생각을 해야 될 것이고 또요?
◆ 이수영> 마지막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저희가 좀 많이 힘들었어요. 법적인 문제라든지 지자체의 대응이라든지 그런 상황 관리에 대해서 핫라인처럼 신속하게 빠르게 우리한테 법적 대응이라든지 절차, 그리고 사후 아이들에게 심리치료라든지 이런 게 빨리 제공이 돼야 되는데. 사건이 발생하고 지금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 심리치료 아무것도 못 받고 있습니다. 일반 대학병원 갔을 때는 예약만 1년 3개월 걸리고요. 우선 저희가 빠르게 행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거에 대해서 개선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아무쪼록 아이들이 상처를 빨리 치유 받아서 문제없이 회복되기를 무엇보다 바래야 될 것 같고요. 이 사건 어떻게 처리되는지 저희도 관심 갖고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이수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양산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 그 피해아동의 아버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