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종료에 현장감식 등 사고원인 수사 본격화

[아파트붕괴]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고용노동부 등 유관기관 합동 감식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광주시소방본부 제공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의 피해자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현장감식 등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는 수사가 본격화된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9일 오후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1차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오는 10일에는 2차 현장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이번 현장 감식에는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와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참여한다.

수사당국은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지지대(동바리) 철거와 역보(수벽) 무단 설치 등 부실시공과 관련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을 비롯해 구조물이 붕괴한 23층에서 39층까지 건물 전체를 세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초 붕괴 지점과 현장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무단 설계 변경 등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본격화한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건물 내부에 있는 콘크리트 시료 확보도 진행한다.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콘크리트 양생 문제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유관기관과 함께 붕괴 건물 각 층의 벽과 바닥을 드릴로 뚫어 지름 100㎜, 길이 200㎜ 크기의 콘크리트 시료 60여 개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불량 콘크리트 등 부적합한 자재 사용 의혹'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 지시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현장에서의 실종자 수색이 종료된 만큼 경찰의 관련자 소환조사도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6명, 감리 3명, 하청업체 관계자 2명 등 총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입건자들이 실종자 수색에 동원돼야 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소환조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됨에 따라 현장 감식을 진행하게 됐다"며 "과학적 사고 원인을 증명하기 위한 작업과 함께 책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등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23~38층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돼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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