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아는 외인' 두산 스탁, 162km까지 던지는 파이어볼러

통역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로버트 스탁.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 지연으로 걱정이다. 지난 시즌 MVP 아리엘 미란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도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캠프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32)은 위안이다. 은 신입생답게 일찌감치 캠프에 합류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탁은 8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이날 공 31개를 던진 스탁은 최고 시속 147km를 기록했다. 스탁은 "2주 만에 마운드에서 던져본 것 같은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면서 "평소 컨디션의 80% 정도인데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탁의 피칭을 지켜본 두산 정재훈 투수 코치는 "(스탁이) 몸을 잘 만들어온 게 확실히 느껴진다. 변화구 구위와 제구도 좋아 보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한 시즌 동안 건강을 유지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스탁은 자가 격리를 마치고 지난 3일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는 "아직 (선수들의) 이름을 다 외우지 못했지만 모두 환영해줬고 농담도 건네며 편하게 해줬다"면서 "베테랑 투수들과 친해지고 있는데 특히 옆 라커를 쓰는 김강률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한국의 팬 문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아직 KBO 리그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제구를 잘 컨트롤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탁은 2009년 미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67순위로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했다.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55경기(선발 3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4.17이다. 스탁은 마이너리그 통산 230경기(선발 13경기) 23승 14패 3.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인터뷰 중인 로버트 스탁. 김조휘 기자
스탁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5km에 이른다. 지난해 직구 최고 구속은 162km까지 나왔다. 스탁은 "직구가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최대 시속 161km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슬라이더에도 일가견이 있다. 스탁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히려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많이 잡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부터 높아진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는 "작년 한국 스트라이크 존 경험해 본 게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존이 넓어졌다고 하니까 팀이 챔피언에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스탁은 데뷔 초 포수로 활약했다. 2011년에 투수로 전향한 그는 "사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기 싫었다. 팀의 결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전향했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한국사 강의를 듣기도 했다. 스탁은 "사실 대학 첫 학기 때 수강 신청을 잘못해서 한국사 강의를 듣게 됐다. 고구려를 기억한다"면서 "지금은 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스탁은 지난 시즌 MVP를 수상한 아리엘 미란다와 두산의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축할 전망이다. 그는 "미란다가 좋은 기록 갖고 있는 것 알고 있다. 같이 좋은 케미를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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