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당대표가 8일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급을 맡기로 했다. 이 자리는 송영길 상임 선대위원장 보다 윗급으로, 앞으로 선대위 전체를 이 전 대표가 총괄하게 됐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이상돈 교수, 윤여준 전 장관 같은 중도 보수인사를 잇따라 접촉하며 외연 확장을 노리는 동시에, 이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8일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들과 이낙연 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선대위는 최근 이 전 대표에게 선거운동을 총괄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선대위 출범 당시부터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선대위 내에 있었지만 이 전 대표는 고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에도 지지층 결집이 늦어지면서 다급한 나머지 이 전 대표에게 다시금 'S.O.S'를 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전 대표가 이러한 제안을 수락했다.
이 전 대표의 등판에는 무엇보다 선거 전략에 있어서 중도층 확장과 더불어 지지층 결집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가 박빙 승부로 예측되면서 한 치의 지지층 이탈도 허용할 수 없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서다.
지지층은 크게 '친문(親 문재인) 부동층'과 '호남 지지층'으로 꼽힌다. 친문 부동층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한 부동층을 말한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전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선거 전략 중 하나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계시지만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에게 간절한 호소를 드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 전략이 노골화되면서 이를 방어할 인물이 더더욱 필요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대선 30일을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호남에서 20%대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7일 KSOI가 TBS 의뢰로 발표한 지난 4~5일 전국 성인 1011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광주·전라에서 28.5%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고, 경선 과정에서도 친문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돕는 모양새를 만들어야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