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정하는 순간 그 심판진의 권위나 모든 게 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용구 지원단장의 판단은 냉정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국제 심판이기도 한 최 단장은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 2층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의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중국을 위한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최 단장은 "(황대헌과 중국 선수의) 접촉이 없는 부분은 맞다"며 "그 경기에서는 전혀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실격을 주면 안 된다"고 분석했다.
전날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은 1조 1위로 들어오고도 심판진으로부터 실격 판정을 받았다. 1위 자리로 가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해 중국 선수들을 막았다는 판정이었다.
이어 열린 준결승 2조에 나선 이준서도 조 2위로 통과했지만 역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연이은 편파 판정이 일자 대한체육회는 즉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ISU에 항의 서한문을 발송했다. 또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 위해 변호인단을 꾸린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ISU는 판정 번복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최 단장은 "ISU 답변은 충분히 예견이 됐다"면서 "경기 판정에 대해서는 번복을 할 수 없고 그런 부분이 경기 규정 297쪽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남은 종목이 많은데 우리 선수들한테 또 이런 부당한 불이익이 생길까 봐 그것을 염려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식 항의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남은 일정에서 편파 판정이 나오지 않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의 공식 입장이다.
최 단장은 "(ISU와 IOC가 오심과 편파 판정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인정하는 순간 그 심판진의 권위나 모든 게 바닥으로 떨어진다"며 "정말 판단 잘못을 인정한다면 '유감이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함께 기자 회견에 나선 윤홍근 선수단장은 "쇼트트랙 젊은 선수들의 4년 간의 청춘을 지켜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대표해서 선수단장으로서 진심으로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빙상계 및 스포츠계의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