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확률을 3/11까지 좁힌 태극전사들이었다.
황대헌(강원도청)·박장혁(스포츠토토)·이준서(한체대)는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순항했다. 준준결승을 모두 통과한 뒤 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준준결승에서 미끄러졌던 박장혁이 부상으로 해당 종목 기권을 하게 된 것. 왼쪽 손가락 위쪽이 찢어진 박장혁은 더는 이날 경기에 나설 몸이 아니었다.
확률은 2/11이 됐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2명 중에는 황대헌이 있었다. 2016년 11월 1000m 세계 기록(1분20초78)을 작성한 황대헌은 지난 5일 예선에서 1분23초042로 올림픽 기록까지 경신했다.
황대헌은 준결승을 1위로 끊었다. 2, 3위를 달리는 중국 런쯔웨이, 리원룽은 황대헌을 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경기 후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황대헌에게 페널티가 주어졌고 실격을 당했다. 심판은 황대헌이 1위 자리를 뺏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고 판정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2위였던 런쯔웨이를 비롯해 당초는 준결승에서 탈락했을 3위 리원룽까지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열린 이준서의 경기도 황당 판정이 나왔다. 2위로 골인했지만 이준서 역시 헝가리의 사오린 산도르 류와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았다. 그 결과 3위였던 중국 우다징이 2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국 두 명의 태극전사는 모두 실격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타난 황대헌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다음에 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이준서 역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4년을 기다린 축제였지만 개최국 편파 판정으로 얼룩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