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대표 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당시 21세)는 마지막 바퀴를 도는 과정에서 썰매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썰매의 시속은 약 144km. 노다르는 공중에 붕 뜬 뒤 철제 기둥과 부딪히면서 떨어졌다.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12년이 흐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노다르의 같은 국적, 같은 성의 사바 쿠마리타시빌리가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나이도 12년 전 노다르와 같았다.
바로 노다르의 사촌 동생 사바 쿠마리타시빌리(21, 조지아)였다.
쿠마리타시빌리 가문은 루지 명가다. BBC에 따르면 사바의 증조부가 1970년대 조지아의 첫 루지 트랙 건설을 이끌었고, 사바의 아버지는 조지아루지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현 회장도 사바의 사촌으로 알려졌다.
사촌형이 트랙 위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당시 9살이었던 사바는 사촌형을 생각하며 작은 썰매에 몸을 실었다. 베이징 올림픽 트랙을 질주하며 12년 전 올림픽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사촌형의 한을 풀어줬다.
사바는 "항상 노다르를 생각한다. 매번 주행에 앞서 생각을 한다"면서 "우리 집안은 모두 루지와 관련됐다. 노다르 이후 루지가 조지아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계속 루지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사바는 3차 시기까지 합계 3분00초393을 기록했다. 31위로 4차 시기에는 나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