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남규는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6차 대회 준비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정강이뼈가 보일 정도로 큰 상처가 났다. 현지에서 응급치료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어려웠다. 포인트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임남규는 "현지 병원에서 이틀 동안 누워있는데 '이제 정말 끝인가'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임남규는 다시 일어섰다.
월드컵 7차 대회는 건너뛰었지만, 8차 대회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고작 사흘 만에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목발을 짚은 상태였다. 출국을 위해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필요했지만, 유럽에서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도착하는 등 행운도 따랐다.
월드컵 8차 대회에 나선 임남규는 붕대를 칭칭 감고 썰매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남은 일정을 소화했고, 기적처럼 베이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부상을 극복하기 이전부터 극적인 드라마였다.
임남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0위를 기록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대한루지경기연맹의 설득으로 다시 썰매를 탔다. 이어 부상을 극복하고 올림픽 티켓을 땄고, 다시 밟을 거라 생각도 못했던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순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임남규는 전 세계에서 33번째로 빠른 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