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은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후 21개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1억 1천만명이 관람한 스테디셀러다. 1998년 토니어워즈 6개 부문(최우수 뮤지컬상·무대·의상·조명·안무·안무) 수상작이다. 내한공연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3개 도시(서울·부산·대구)에서 공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라이온 킹'은 올해 서울과 부산에서 관객을 만난다.
개막하기까지 난관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항공 수급에 문제가 생겨 개막을 한 차례 연기한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스태프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개막 공연을 두 차례 취소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관객을 만난 '라이온 킹'은 공연예술의 정점을 보여줬다.
조명과 무대 디자인 역시 작품의 메시지인 생명의 순환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700개의 조명장치를 통해 아프리카 대자연의 색감을 그럴듯하게 재현하고, 프라이드록, 코끼리 무덤 등 무대세트를 회전형 계단으로 디자인해 삶과 죽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음악 역시 관객을 아프리카 밀림으로 안내한다. 엘튼 존과 팀 라이스(작사가) 콤비가 만든 팝 넘버와 아프리카 소울이 가득한 넘버가 사바나 초원을 뛰노는 야생동물의 모습과 어우러진다. 남아공 출신 레보 엠과 마크 맨시나, 제이 리프킨, 한스 짐머 등 세계적 음악가가 참여했다. 오프닝곡 '생명의 순환'은 물론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킹 오브 프라이드 록'(King of Pride Rock) 등 명곡을 라이브로 듣는 건 또다른 묘미다.
주인공 심바가 왕권을 탐내는 삼촌 스카의 악행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왕으로 우뚝 서는 모습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 심바가 지난한 여정 끝에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 그래서 더 와 닿는지도 모른다. 개코원숭이, 코뿔새, 하이에나 등 알록달록하게 꾸민 동물과 곳곳의 웃음 코드 덕분에 가족 관객도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이날 공연도 어린이 관객의 만족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