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남부수도권 구상이 노 전 대통령의 충청 수도 이전 공약이 그랬던 것처럼 승부수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남부수도권 구상이 노 전 대통령의 충청 수도 이전 공약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발표문에서도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가 '수도권 동북아 중심 구상'으로 글로벌 선도국가로 비상할 초석을 만들었다면 노무현 정부는 '충청권 행정수도'로 국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길을 열었다"며 "저 이재명은 두 분 대통령님의 뜻을 창조적으로 계승해 '남부 수도권'이라는 비전을 완성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바람대로 남부수도권 권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한 공약이 영남 지역에서 승부수가 돼 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은 기대해 볼만 하지만, 수도권과 함께 부·울·경에서 열세가 지속되고 있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고민이 흘러나온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충청이 쏠리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수도권과 영남이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지역인 만큼 이 후보에게는 부·울·경에서의 열세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부·울·경의 경우 인구 800만의 수도권 다음 가는 인구 밀집 지역이어서 더욱 그렇다. CBS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한 조사에서 부·울·경 지역에서의 이 후보 지지율 23.1%를 기록, 46.9%를 얻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절반에 그쳤다(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p).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기록한 36.3%에 비해서도 훨씬 못 미친다.
이 후보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은 물론 정서면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며, 대선에서 누가 되든 신승을 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노 전 대통령에게 충청이 그랬듯이 이 후보에게 영남이 이 후보의 승부수에 응답을 해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