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中 취재진' 金 따자 막무가내, IOC도 통제 불능[베이징 현장]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500m 예선전을 중국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경기장에서 사진 촬영을 제지하던 자원봉사자도 중국 취재진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 계주. 중국 대표팀이 개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금메달이 나오자 경기장은 통제 불능 상황이 됐다. 중국 취재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너도나도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경기를 지켜본 중국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재미난 점은 올림픽을 돕는 중국 자원봉사자들도 사실상 제지를 포기한 점이었다. 올림픽 경기장 취재는 취재 구분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된다. 일반 취재진이 경기장에서 사진을 찍으면 바로 자원봉사자가 다가와 제지한다.
   
이날 경기장 분위기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중국팀의 첫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만큼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중국 선수들이 활약하자 경기장은 힘을 내라는 뜻의 "짜요" 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시끄러워졌다. 일부 중국 취재진이 자리에서 일어서 응원을 하며 다른 취재진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큰 목소리로 계속 전화를 하며 실시간 중계를 하는 중국 취재진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다른 국가 취재진이 화면에 나오는데도 연신 셀카를 찍는 중국 기자들도 있었다.
   
중국 혼성 계주 대표팀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중국 관계자, 취재진 모두 역사적인 순간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했다.
   
사실상 사진 촬영 제지를 포기한 중국 베이징 올림픽 자원봉사자들. 노컷뉴스

처음엔 제지를 하던 자원봉사자들도 결국 포기했다. 중국 취재진과 관계자가 마음껏 사진을 찍어도 제지하지 않았다. 덕분에 다른 국가 취재진도 제지 없이 사진을 찍었다.
   
중국 취재진의 생떼(?)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 때도 계속됐다.

이날 믹스트존 인터뷰는 여러 국가 취재진이 몰려드는 것을 우려해 사전 신청을 받고 추첨에 뽑힌 매체만 들어갈 수 있었다. 입장이 허락된 취재진은 믹스트존 패스 티켓을 받았다.
   
취재진이 미리 발급 받은 믹스트존 패스 티켓. 노컷뉴스

그러나 금메달 앞에 믹스트존 패스 티켓은 무용지물이었다. 한 무리의 중국 취재진은 티켓 없이 믹스트존에 들어오려고 관계자들과 말싸움을 했다. 중국 관계자들이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이런 아수라장에 결국 관계자들은 이들의 입장을 허락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들어온 중국 취재진은 거리 두기를 하라는 믹스트존 관리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지시에 따르는 한국 취재진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거리 두기를 하지 않으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다. 나는 안 해도 상관없지만 당신들은 다를 것이다."
   
관계자가 아무리 외쳐도 중국 취재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취재진이 거리 두기를 하면 다시 그 자리를 파고 들어 영역을 넓혀갔다.
   
믹스트존에 들어오기 위해 관계자들과 말싸움을 하고 있는 중국 취재진. 노컷뉴스

"말 여러 번 하지 않겠다. 진짜 심각하다. 거리 두기 해라!"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관계자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졌다.

다른 중국인 올림픽 관계자까지 나섰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관계자는 중국 취재진 옆에 있는 네덜란드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해 해당 취재진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제서야 중국 취재진은 그 자리까지 차지하며 아주 조금의 거리 두기를 했다.

여기서도 자원봉사자들은 중국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막지 못했다. 덕분에 한국 취재진도 생떼를 쓰는 중국 취재진의 모습을 마음껏 촬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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