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은 10년째 지병을 앓아온 확진자를 왜 병원이 아니라 센터에 입소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병원이송을 요구했지만, 방역당국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부산시, 유족에 따르면, 설날 당일인 지난 1일 오후 3시 23분 부산 부산진구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입소 중이던 A(51)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당시 A 씨가 자신의 체온을 자가 앱으로 등록하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겨 소독 업무를 맡은 직원을 방으로 보냈고, 해당 직원이 방 안에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지 한 시간 이상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치료센터는 하루 중 오전 9시와 오후 3시 입소한 확진자들의 혈압, 맥박, 체온 등을 앱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확진 통보를 받은 A 씨는 다음날 센터로 입소했다.
A 씨는 나머지 가족 셋과 집에서 동선 분리가 어려워 재택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10년째 지병을 앓아온 A 씨를 왜 방역당국이 바로 병원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또 생활치료센터 입소 후 병세가 악화됐는데도 의료진이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의 딸은 "아버지가 입소한 지 사흘쯤 지난 28일부터 명치와 배가 아프고 가슴 압박 등을 호소해 증세가 심해지는 것 같았다"며 "어머니와 가족들이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옮겨달라'고도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실제 센터 측 차트에서도 A 씨가 지난 28일 소화가 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해 위염약을 처방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부산시는 "A 씨가 입소 할 당시 정상 체온에다 특이 사항이 없었고, 입소 이후 전용 앱을 통해 매일 2차례 건강 상태 점검 등에서 전달한 증세 상황은 별 이상이 없었다"며 "입소자 중에도 A 씨와 같은 성인병을 앓고 있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A 씨가 재택 치료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병원 치료를 받고 싶다는 내용은 차트에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담당 경찰은 "강원도 원주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유일하게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어 코로나 확진 사망자에 대한 부검을 할 수 있는 이곳에 A씨에 대한 부검을 요청했다"며 "A씨에 대한 센터 측의 환자 관리 소홀 여부와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 대상자는 중증 환자는 아니지만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하거나, 자택에서 가족과 동선이 분리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한다.
부산은 4일 오전 9시 기준 생활치료센터 병상 1989개 중 1774개를 사용 중에 있어 가동률 89.2%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