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층의 높은 3차 접종률(86%)과 중증화율이 델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에 따라 의료대응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현행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의 사적모임은 종전처럼 최대 6명까지 가능하고, 마스크를 벗고 취식이 이뤄지는 식당·카페의 경우 미접종자는 '단독 이용'(혼밥)만 허용된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또한 행정소송으로 인해 적용 해제된 백화점·마트 등을 제외한 11종 시설에서 그대로 시행된다. 유흥시설(유흥주점·단란주점·클럽·헌팅포차·감성주점 등)과 식당·카페를 비롯해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경륜·경정·경마, 카지노 △멀티방 △PC방 △실내 스포츠경기(관람)장 △파티룸 △마사지업소·안마소 등이다.
중대본 이기일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직까지는 유행의 정점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이번 주말까지는 설 연휴로 인한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1~2주 정도는 유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면 오미크론 (유행)정점을 지난 국가들은 위험성을 감수할 수 있다고 보고 방역 완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아직도 유행이 증가하고 있는 국가들은 방역패스와 3차 접종 등을 강화하며 방역 완화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역체계와 유사한 일본·호주 등은 다중시설의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등의 대응조치를 똑같이 취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특히 호주의 경우, 오미크론 대확산 우려에도 올 초 방역을 완화한 결과, 누적 확진자가 작년 말 40만 명에서 지난달 말 218만 명으로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회의에서도 방역·의료 전문가들과 각 지자체들은 거리두기 '연장'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오미크론 우세종화에 따른 확진자 급증세가 불가피한 데다 설 연휴기간 이동·모임의 증가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경제·민생 분과 위원들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를 이유로 사적모임·영업시간 기준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가 200명대로 유지되며 중환자병상 가동률이 20%를 밑돌고 있는 점은 고무적으로 평가했지만, 의료체계 과부하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봤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이미 관리 한계치인 '10만'을 넘겼고, 전체 확진규모가 커지면 시차를 두고 중환자도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통제관은 "오미크론 유행은 단기적으로 급증 위기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중증화율이라든지 치명률이 낮고 의료체계에 부담이 덜하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함께 있다"며 "가급적 추가적인 거리두기 강화 없이 금번 유행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