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국민연금, 미투, 사드(THAAD) 등 민감한 주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도 틈틈이 자신의 공약 선전을 위한 시간 마련에도 애를 썼다.
이재명, 자신에게 집중된 "대장동" 공세 방어하며 윤석열 집중 공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토론 초반 자신에게 집중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적극 방어에 나서며 실점을 최소화했다.이 후보는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다. 시간 낭비하시지 말고 가능하면 국민들의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하자"고 반박함은 물론 "윤 후보는 부친의 집을 그분들이 사드리지 않았나", "개발이익환수법을 국민의힘이 막고 있다. 윤 후보께서 입법을 하라고 말씀하시면 좋을 것 같다" 등 틈이 나는 대로 반격에도 나섰다.
반면 사드 배치 등 외교·안보 분야 토론이나 환경문제와 관련한 토론에서는 지나치게 세부적인 부분에 집중하며 큰 그림을 놓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중국과의 무역에 연간 50조 이상의 흑자가 발생한다"고 말해 '친중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왔다.
윤석열, 예상보다는 선전했지만…"청약 만점 40점", "RE100이 뭐죠?"에 발목
첫 토론주제인 부동산 토론부터 과감하게 대장동을 꺼내들며 이 후보를 압박하는 한편,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선제타격이나 사드 관련 논쟁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전쟁을 막는 것이다",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고각 발사해 수도권 방어에 필요하다. 사드에 대해 더 알아보셔야 할 것 같다"고 적극적인 태도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다만 디테일에 약하다는 한계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청약점수 만점이 몇 점인 줄 아시느냐"는 안 후보의 질문에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가 안 후보가 "84점"이라고 지적하자 "아참, 84점"이라고 급히 말을 바꿨다.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이 후보의 질문에는 "RE100이 뭐죠?"라고 되묻는가 하면, 원전의 친환경 분류와 관련한 "EU 택소노미"에 대해서는 "EU 뭐라는 것은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가르쳐 주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안철수, 연금개혁 '4자합의'도 이끌어냈지만 순발력은 아쉬워
이 후보를 향해서는 대장동에서 발생한 초과이익 발생이 이 후보가 주장하는 개발이익완전환수제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고, 윤 후보를 향해서는 청약점수를 물으며 지난해 불거졌던 윤 후보의 청약관련 발언을 다시 상기시키기도 했다.
후보들마다 설전이 얽힌 부동산 분야에서도 주택가격의 80%를 한국은행 기준금리로 최저금리를 적용해 대출해주고 상환도 45년 동안 하되 초기 15년 동안은 이자만 내도록 하는 자신의 공약을 틈새 선전하는 꼼꼼함도 보였다.
특히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세 분이 다 동의하니까 국민연금을 개혁하겠다는 것을 4명이 공동선언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해 4자 합의를 이끌어 내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다만 윤 후보를 향한 "청약 만점" 질문도, 이 후보를 향한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 질문도 추가적인 질문으로 상대 후보를 더 괴롭게 할 수 있었던 소재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심상정 다웠던 심상정…큰 그림과 유연성은 부족
김씨의 통화 녹취 내용을 언급하며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이 자리를 빌어 정확하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윤 후보를 압박, "상처를 받으신 분에 대해, 김지은씨를 포함해 모든 분들에게 하여튼 공적인 위치에 있으니 제가 사과를 드리겠다"는 내용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성폭력 가해자를 돕거나 2차 가해를 한 사람들이 청와대나 정부에서 영전돼 일을 하고 있다'는 김지은씨의 글을 언급하며 사실관계 파악을 촉구했고, 이 후보는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이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하고, 당연히 주요 공직을 안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비전 제시보다는 세부 사건에 대한 비판과 압박에 지나치게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주택 공급 방식에 있어 공공주택만 강조하거나, 대북관계에 있어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만 집중하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만 주력했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