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지속돼 온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개월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말(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63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기록한 709조 529억원에 비해 4196억원 줄어든 수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6조 512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기록한 505조 4046억원 대비 1조 1081억원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11월(2조1122억원)과 12월(2조761억원)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 138조 178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대비 1조 3785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전달 대비 개인신용대출이 1조 5766억원 줄었고, 이같은 추세가 2달째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규제가 올해들어 '리셋'(재설정)되며 각 은행의 대출 여력이 늘었지만 오히려 대출 잔액은 줄어드는 상황이 연출된 것.
이는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대출 총액이 2억원을 넘는 차주에 대해서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를 적용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1월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올해 추가로 2~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축되는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은행연합회가 지난달 21일 공시한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취급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3.66%~4.24%를 기록하며 한달 전과 비교해 각 은행별로 0.13%~0.86%p 상승했다.
여기다 글로벌 긴축 여파로 최근 몇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부동산 시장과 코로나19 이후 급등세를 보인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은행 대출을 통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도 대출 증가세가 위축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