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격변' 계기될까…오늘 대선후보 첫 4자 토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3일 20대 대선후보 첫 4자 토론에서 맞붙는다. 4자 TV토론은 이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KBS 스튜디오에서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방송은 KBS·MBC·SBS 등 지상파 3곳에서 모두 생중계된다.

어느 누구도 확고한 1등을 선점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TV토론이란 점에서 후보들 모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1위 굳히기를 위해 필수인 중도층의 표심이 달렸기 때문이다. 3, 4위 후보들에게는 '지지율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CBS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조사한 결과, TV토론에 대한 관심도와 중요성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5.6%는 'TV토론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다'고 답했다. TV토론 시청 의향을 묻는 질문에 46.6%가 '꼭 보겠다'고 답했다. 40.5%도 '가능하면 보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당 후보들은 모두 이날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이재명 '네거티브 무시 전략' vs 윤석열 '대장동, 부동산 송곳 검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창원 기자
우선 민주당 이 후보의 경우 '정책 토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더 일을 잘 할 후보인지 누가 더 정책적으로 준비된 후보인지 보여주겠다는 목적"이라며 "시종일관 여유 있게, 안정감 있게 정책 능력을, 준비된 이재명임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해 상대 후보들의 검증 공세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 후보는 이에 대한 별도 준비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대장동 등 네거티브성 공세가 들어올 경우, 차단하며 무시한다는 계획"이라며 "정책 토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뜻과는 다르게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장동 의혹 등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집단 공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의 '네거티브 무시 전략'에 야권 후보들은 '적극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후보를 둘러싸고 '일대 다(多)' 구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함께 '성남 FC 수사 무마' 의혹 등 이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전주혜 대변인은 "후보가 내세우는 것이 공정과 상식"이라며 "성남 FC 사건의 경우 수사를 무마하려고 지방검찰청장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정책 실패 사례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도 야당으로서 강점이 있다고 보고, 송곳 질문으로 파고 든다는 전략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윤 후보는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쟁취한 4자 토론…칼 가는 안철수·심상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창원 기자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양자 토론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신청까지하며 이번 4자 토론을 쟁취하다시피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또한 이번 토론에 칼을 갈고 있다. 특히 안 후보는 선두권의 이 후보나 윤 후보와 비교해 제기된 의혹이 적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홍경희 대변인은 "비교우위를 가진 것이 대통령 자질, 이를테면 후보자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리스크, 도덕성, 인격에서 월등히 앞선다는 포인트를 부각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안 후보 스스로가 의사 출신이자 IT기업가 출신이란 점에서 그동안 강점으로 부각돼 온 과학기술 공약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홍 대변인은 "과학기술 공약에 있어 정책 이해도나 실천 가능성은 타 후보들과 비교해 차별성이 크다"며 "이 분야에서는 확실한 실력과 전문성이 있어, 토론에서도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윤창원 기자
2~3%대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번 토론을 '지지율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 그동안 양당 후보들에게 가려 노출이 많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4자 토론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의 포퓰리즘 정책들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면서 '심상정 다운 토론'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 정호진 선대위 대변인은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여성 자영업자 등 대선판에서 지워진 목소리들을 최대한 대변하면서 대책 없는 공약에 대해서도 매섭게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심 후보 역시 이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한 검증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나 윤 후보의 '무속 논란' 등도 공적 영역의 검증 대상이라고 보고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원석 선대위 공보단장은 "사생활 논란을 넘어서 공적 검증이 필요한 내용들을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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