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단계의 전국 확대 시점에 맞춰 병·의원 1천여곳이 차례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의료 체계의 외연은 우선 넓혔지만 아예 달라진 코로나 검사·치료 체계의 정착까지의 혼선과 시행착오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네 병원 1천 곳 검사·치료 참여…들쭉날쭉 체계에 준비 미흡 우려도
3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코로나 검사·치료 체계에 참여 의사를 밝힌 병·의원은 모두 1004곳, 호흡기전담클리닉은 428곳이다. 이중 참여 준비를 마친 일반 병·의원 343곳과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은 3일부터, 나머지는 최종 점검을 마친 뒤 차례로 참여할 예정이다.델타에 비해 '약하지만 빠른' 오미크론에 맞선 새 방역체계의 핵심은 재택 환자 관리를 중점으로 한 동네 병·의원의 검사·치료 참여다. 이에 맞춰 1천 곳이 넘는 동네 병·의원의 참여를 끌어내며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의 전환 준비는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 중 어떤 병·의원은 검사부터 치료까지 시행하기로 했지만 진단만 맡기로 한 병·의원도 있는 등 통일된 검사·치료 체계가 잡히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통상 규모가 작은 동네 병·의원이 주로 상가 등에 위치한 만큼 일반 환자나 상가 내 다른 시설을 방문한 인원과의 동선 구분도 쉽지 않은 상태다. 오전·오후로 나눠 진료하게 하는 방안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택치료 관리 규모 80% 넘어…다음주면 '한계' 도달할 듯
이처럼 늘린 의료기관의 규모에도 오미크론 단계에서의 또다른 관건인 재택치료 관리 역량도 곧 한계에 임박한 상황이다.중수본에 따르면 2일 기준 재택 환자는 모두 8만 9420명으로 일일 확진자 수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다치다. 전날보다 6560명 늘어났고 지난 27일 4만 2869을 기록한 지 1주일 만에 두 배가 넘게 올랐다. 오미크론 확진 규모와 비례해 늘어나는 모습이다.
방역당국이 밝힌 관리 가능한 재택 환자 인원 규모는 약 11만명 수준이다. 이 규모의 80%선을 이미 넘겼고 오미크론 확산세가 유지될 경우 다음주에 역량을 초과하는 비상 사태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일선에서는 "이미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재택환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무증.경증에서 위중증으로 넘어가는 환자가 많아질 수 있다.
전문가 "경구용 치료제 신속 보급"…'독감 취급' '거리두기 확대' 목소리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인 만큼 검사부터 치료까지 지금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조언했다.대응 단계에서 실시하는 자가검사로 양성이 나왔을 경우 PCR 양성같이 취급해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기검사 양성 후 PCR 검사 양성을 기다리는 기간 동안 중증화 차단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증상 치명률이 0.15%로 나오는데 경구용 치료제를 쓰면 그 위험도도 10분의 1 정도로 감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오미크론은 독감 체계처럼 생각해 대비하는 게 맞다"며 "집에서 한 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동네 병·의원은 금지 약물 등을 확인하고 대상자에게 약을 줘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사람들 이동량이나 접촉량이 많아져 전파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2만 명을 넘어 곧바로 3만 명으로 갈 거 같고 현재 재택치료 역량이 최대 5만 명 정도인데 이 수치를 넘으면 의료체계로 감당이 안 돼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이 추세에 따르면 이번 주 안에 3만 명대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정점을 두고는 시기와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방역체계를 유지할 시 두 달 안에 10만명 수준까지는 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