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재명 '대장동 의혹' 정조준 '열공'…안철수와 공방전 고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오는 3일 대선후보 4자 토론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정조준하고 공세를 펼친다
는 계획이다. 범야권 후보로 '단일화 대상'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는 최대한 충돌을 피하면서 정책 경쟁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자칫 공방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고심 중인 분위기다.
 

'대장동', '지역화폐' 등 이재명 겨낭한 윤석열…전담 토론팀과 '열공'


윤 후보는 4자 토론회를 하루 앞둔 2일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종일 토론 준비에만 매진했다.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과 함께 처음으로 4자 토론에 참석하는 만큼 윤 후보는 가상의 상대방을 두고 토론 연습을 하는 등 모의 토론 연습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 등과 함께 16차례에 걸쳐 토론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인사들이 아닌 외부 경쟁자들과의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당내 경선은 최종 후보 선출 후 '원팀' 구성 등을 고려해 토론 과정에서 압박 강도가 본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후보 입장에선 이번 토론이 실전 데뷔 무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에 출연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 때문에 윤 후보는 당 공식 후보로 선출된 이후 선거대책본부 내 별도 TV토론 전담팀을 구성해 이 후보와의 양자 토론 및 4자 토론 등을 대비해왔다. 황상무 전 KBS 앵커가 이끄는 TV토론 전담팀은 특히 '대장동 특혜' 분양과 경기지역화폐 '코나아이' 대행사 선정 과정 등 이 후보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각종 의혹들을 집중 연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가 다소 복잡한 사실관계가 얽힌 해당 이슈들을 온전히 소화 후 실전 토론의 공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선대본 내부의 전언이다.
 
특히 이 후보 관련 의혹들에 관해선 '대장동 1타 강사'로 불리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직접 나서 윤 후보를 상대로 모의 토론 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TV토론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무산되긴 했지만 이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대비하면서 대장동이나 지역화폐 등 경기지사 시절의 의혹들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소주제 별로 여러 팀들을 구성해 예상 질의와 응답까지 만들어서 오랜 기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전 앵커가 키를 잡고 실전 연습도 거친 상태라 윤 후보가 토론에 자신감이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며 "기대 이상의 토론 실력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일화 대상? 범야권 경쟁자?…윤석열, 안철수 대응 전략 '고심' 

 
당초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TV토론에 취약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 후보와의 토론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양자토론 무산 이후 분위기 반전도 감지된다. 윤 후보와 이 후보 측은 당초 지난달 31일 저녁 양자 토론을 계획했지만, 운영 방식과 자료 지참 여부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무산됐다. 윤 후보 측에선 이 후보가 대장동 관련 추가 의혹 제기를 우려해 토론 일반에서 허용되는 A4 문서 지참조차 거부하는 등 양자 토론을 노골적으로 회피했다고 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
다만 윤 후보 입장에선 4자 토론에 범야권 후보로 꼽히는 안 후보가 참석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 측 모두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범야권 안팎에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4일 대선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지금 단일화 협상에 돌입해도 물리적으로 촉박한 상황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날선 공방을 주고받는 토론회에서 먼저 만나게 되는 셈이다.
 
윤 후보 측은 일단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향후 단일화 변수 등을 감안해 최대한 안 후보와 충돌을 피하고 정책 경쟁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와는 사생활이나 과거 발언 뒤집기 등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정책 경쟁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민감한 공격은 최대한 흘려보내면서 정책적으로 안 후보보다 우위를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없이 4자 대결로 가든, 단일화를 협상에 앞서 협상력 제고든 지금으로선 윤 후보 입장에서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TV토론은 내용보다 후보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선두 후보가 후발 주자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 손해일 수밖에 없기에 적절한 수준의 공격과 방어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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