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추가배치' 野 "수도권 방어" vs 與 "안보를 정치이용 무책임"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설 연휴 기간에도 양강 후보들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 여부를 놓고 격렬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내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무책임한 공약"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양측의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 "사드 추가 배치하겠다…1조5000억 예상"


국민의힘 글로벌비전위원회 박진 위원장과 외교안보정책본부 김성한 본부장은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성주에 배치된 기존 사드 포대는 사거리가 200km에 불과해 수도권 남단까지만 방어가 가능하다는 게 이유다. 국민의힘은 다만 민감한 이슈인 배치 지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박진 의원(오른쪽). 윤창원 기자
박 위원장 등은 "북한이 올해 일곱 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며 "북한 정권은 더불어민주당 정권에 아무런 두려움도 갖지 않고 제멋대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수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북핵·미사일 고도화"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승계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리핑 직후 김 위원장은 사드 구매 계획과 관련해 "주한미군 사드는 성주에 배치돼있고 우리 군이 추가 운용할 수 있도록 자체 구매한 사드를 운용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 김용현 국방정책분과위원장은 "옵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1조5000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가 대중 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했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한국군이 자위권 차원에서 구매하는 사드라면 중국도 반발하지 않는다고 얘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전쟁나면 청년들 죽어나…안보상황 정치이용 말라"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사드 추가배치는 필요없다"고 말한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말을 인용하며 윤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미측도 필요없다는 사드를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겠다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전쟁 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긴장이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가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앞서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20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저고도 미사일용)와 한국의 그린파인 레이더(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사드를 통합하면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다. 이것은 더 나은 통합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사드를 추가 배치할 필요가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전작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며 "수백만이 죽고 다친 후 이기는 것 보다 지난할지언정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황방열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윤 후보는 안보팔이용 거짓말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주장만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대한민국 지도자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실패한 경험을 또 되풀이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아무리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지만 엄중한 안보 불안 상황을 정치 공세에 이용하려는 윤 후보의 태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 국민의힘 측은 재차 논평을 내고 "지금 성주 사드는 5년 동안 임시 배치 중으로 고조되는 북핵, 미사일 도발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사드 정상 운용과 함께 추가배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중관계 악화의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 생명을 지키는데 왜 중국을 두려워하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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