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포장된 선물세트는 낱개로 제품을 구매했을 때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선물세트, 3중 포장에 과도한 빈 공간
여러 마트에서 판매 중인 곶감 선물세트의 경우 곶감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와 플라스틱 용기를 감싼 비닐, 이를 담은 종이 상자까지 3중 포장 구조였다.
환경부의 '포장 재질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제품 포장 횟수가 2겹을 넘으면 과대포장에 해당한다.
또 전체 포장에서 제품 외의 빈 면적이 25%를 넘으면 과대포장에 해당하는데, 이 기준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물세트 상자의 크기는 대략 가로 60cm, 세로30cm였으며, 곶감 한개의 크기는 가로, 세로 5cm도 되지 않았다. 이 상자에 곶감 24개가 담겼으니 면적만으로 계산했을 때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비교적 빈 공간이 적어보이는 식용유 3개가 담긴 선물세트의 면적도 계산해 봤다. 상자는 가로 30cm, 세로 30cm의 정사각형 모양이었으며, 안에 담긴 식용유는 가로 7cm, 세로 25cm였다. 상자 면적은 900㎠, 제품면적 525㎠로 빈공간의 비율이 41%였다.
단속 담당자는 "육안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과대포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속을 벌인 결과 이외에도 과대포장을 의심할 만한 제품이 다수 발견됐다"며 "이런 경우 제조사에 검사명령을 내리고, 제조자는 포장검사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검사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과대포장이 적발되면 1회 100만원, 2회 200만원, 3회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포장값 때문?…낱개보다 비싼 선물세트
대형마트 등에서 팔고 있는 참치 통조림 선물세트에는 낱개로 2천원에 판매하고 있는 참치캔 15개가 들어있다. 그러나 세트 가격은 4만5500원으로 낱개 구매보다 1만5500원 비싸다.
맛술, 식용유, 올리고당이 함께 들어있는 선물세트 역시 낱개 구매시 9030원에 불과했지만, 세트는 1만3900원이었다.
선물세트의 대명사인 햄 통조림 역시 거품이었다.
200g 햄 통조림 6개, 340g 햄 통조림 6개가 들어있는 선물세트의 가격은 6만6900원으로, 낱개 구매 가격과 2만8천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세트를 5개 구매하면 1개를 더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를 고려해도 가격차이를 메우지 못했다.
선물세트 제조사 관계자는 "대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중소·중견기업·농민 등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선물세트를 제작하고 있는데, 제작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또 선물은 주는 사람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치장이 필요하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포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낮은 과태료…과대포장 부추겨
환경부에 따르면 과대포장 및 재포장 적발 건수는 2017년 111건, 2018년 123건, 2019년 143건, 2020년 116건, 2021년 추석 직전까지 137건이다.
매년마다 과대포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유는 낮은 과태료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대포장을 하는 제조사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해 실수하는 경우와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 경우"라며 "후자의 경우 과태료보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거나 설비를 바꾸는 게 과태료보다 비싸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단속으로 과대포장 제품을 적발하기보다는 업체 스스로가 과대포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과대포장 적발 업체의 명칭을 공개하고, 선물세트의 포장 공간 비율 등을 의무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