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남았는데…양자토론 벼랑끝 신경전 '無자료' vs '대장동 범죄 자료 필요'

국회사진취재단

양자 토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치열한 신경전이 30일 극에 달하고 있다. 하루 남기고 벌어진 갈등에 31일로 예정됐던 양자 토론이 결국 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대장동 관련 네거티브를 위한 자료를 들고 들어오려 한다"며 약속대로 무(無) 자료 토론을 고집했고, 국민의힘은 "대장동 비리 관련 토론을 하려면 범죄를 입증할 자료가 필수적"이라며 버티고 있다. 토론 방식을 둘러싼 협상이 '토론 자료 유무'를 두고 벼랑 끝 신경전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비슷한 시각 수석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협상 과정에서의 치열한 신경전을 공식화 했다. 양측은 일단 서로의 조건을 받을 때까지 앞으로 추가 협상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우선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결국 토론을 거부했다"며 "'주제 구분 없이 하자, 자료 없이 무제한 토론을 하자'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다 수용했음에도 끝끝내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협상 과정에 대해 "첫 협상에서 국민의힘은 본인들이 무(無)자료 토론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네거티브를 위한 자료를 갖고 들어올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을 바꾸었다"며 "국정을 논해야 할 대선 후보 간 토론을 네거티브의 장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속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지 정책과 비전에 대해 검증해야 할 토론회를 오로지 본인이 하고 싶은 흑색선전만 하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 더 나아가 정책토론 대신 본인이 원하는 네거티브만 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료 없는 무제한 토론을 거부한 윤 후보는 대선주자로서 자격이 없다. 국정 전반에 대한 공부가 전혀 안 된 후보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윤 후보를 저격했다. 이어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정책토론회를 무산시킨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윤 후보는 일곱 글자 외마디의 불편한 공약을 당장 거두고 국민 앞에 자신의 정책과 철학에 대해 소상히 밝힐 준비를 하기 바란다"고 토론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 대변인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측 토론 협상팀이 끝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며 "이재명 후보가 무자료 토론을 고집한 결과"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양당 TV토론 협상단이 지난 19일 오전 국회 성일종 의원실에서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의 TV토론 날짜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대장동 비리 관련 토론을 하려면 범죄를 입증할 자료가 필수적"이라며 "대장동 비리 카르텔의 전모를 입증할 자료를 단 한 장도 토론장에 갖고 들어오지 말라는 요구는 대장동 비리를 주제로 한 토론을 회피하겠다는 본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변인은 "2월 3일로 예정된 4자토론은 A4 용지 토론자료를 지참하도록 돼 있다"며 "4자토론은 자료를 갖고 하는데, 양자토론은 자료가 있으면 할 수 없다는 건 어떤 논리로도 설명이 안된다"고도 했다. 이어 "자료없이 토론하자는 것은 사기쇼나 거짓말 혹은 수다나 떨자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라며 "매사 이런 식이니, 이재명 후보는 언변이 좋은 것이 아니라 말 뒤집기 실력과 거짓말 실력이 좋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어이없고 기상천외한 조건을 내걸 심산이면, 이재명 후보는 왜 작년 11월 부터 양자토론 하자고 그토록 허세를 부렸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역시 '이재명은 합니다'가 아니라 '이재명은 왔다갔다 합니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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