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대응에 나섰다. NSC가 북한의 이번 발사체를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지은 가운데, 문 대통령은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갔다"며 경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부터 NSC 긴급 전체위원회의를 열어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것은 일년만이다. 이 자리에서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발사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안보상황과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위기를 상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데 따른 것이다. 새해 들어 발사된 6번째 미사일은 모두 '단거리'로 추정됐음에 반해, 이날 7번째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되고 있다. NSC도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지켜왔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면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북한을 향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 "북한은 긴장 조성과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화 제의에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NSC 위원들에게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하에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가라"고 당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재한 당 정치국 회의에서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며 핵실험·ICBM 발사 모리토리엄 철회를 시사했다.
지난 2018년 4월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핵실험·ICBM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북한이 3년 9개월 만에 이를 철회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7일에 새해 들어 6번째로 단거리,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