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상금으로 신발 선물한 케이타

팬들에게 큰 절을 올리는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케이타. 한국배구연맹(KOVO)
역대급 외국인 선수다. KB손해보험의 주포 케이타는 올 시즌에도 뛰어난 득점력에 유쾌한 세레머니까지 뽐내며 배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KB손해보험은 29일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대한항공과 5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25-23, 25-19, 17-25, 19-25,15-13)로 이겼다. 5라운드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하며 1위 경쟁에 불을 지폈다.
 
승점 2를 챙긴 KB손보는 13승 12패 승점 43이 됐다. 1위 대한항공(승점 47)과 격차를 4점으로 좁혔다.

케이타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9점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대한항공 링컨(27점)과 주포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말리 출신의 케이타는 지난 시즌 KB손보에 합류하면서 V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1147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경기 평균 34.8점의 어마어마한 득점력이다. 
 
올 시즌에도 득점에서 압도적 1위(920점)에 올라 있다. 2위 러셀(삼성화재·680점)보다 무려 240점이 많다. 2014-15시즌 레오(OK금융그룹)가 삼성화재에서 기록한 한 시즌 최다 득점(1282점)까지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그만큼 KB손보는 케이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케이타는 올 시즌 팀 득점(2325점)의 약 40%를 책임지고 있다. 케이타는 "사실 오히려 내가 볼을 많이 치겠다고 요구하는 편"이라면서 "너무 많이 요구하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KB손보는 케이타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케이타가 5득점에 그친 4세트를 대한항공에 내주고 말았다. 케이타는 "4세트 때 생각이 많았다. 앞으로 생각을 덜어내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4라운드에서는 세터 황택의와 호흡이 다소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KB손보 후인정 감독은 "휴식기 동안 케이타와 황택의가 많은 대화를 나누고 훈련을 했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호흡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에 케이타는 "황택의와 호흡을 맞추려고 늘 노력했다. 아직 100%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서로 다른 컨디션 때문에 매번 100%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맞춰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택의는 이날 세트당 10개의 세트 성공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 주포 케이타. 한국배구연맹(KOVO)
케이타는 뛰어난 실력만큼 유쾌한 세레머니로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V리그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화려한 춤사위를 뽐내며 세레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후인정 감독은 "훈련 때는 더 유쾌하다. 코칭스태프들이 말려야 할 정도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만 21세의 어린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면도 있었다. 올 시즌 4차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케이타는 상금으로 동료들에게 신발을 선물했다. 그는 "동료들이 우리 집에 TV와 냉장고를 선물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면서 "팀 전체가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도 꼭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리베로 정민수의 어린 아들은 이런 케이타에게 푹 빠진 모양이다. 정민수는 "아들도 배구를 좋아하는데 요새 센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면서 "케이타의 영향인 것 같다. 우리 팀에서 케이타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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