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주식양도소득세 전면 폐지를 공약했다. 기획재정부가 2020년 이후 2년 가까이 추진해 온 소액주주 주식양도세(금융투자소득세) 신설 방안을 전면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대주주만 내던 주식양도세를 2023년부터는 소액주주도 부담토록 한 개정 소득세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다. 주식 보유액과 지분율에 관계없이 주식을 사고팔아 연 5천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면 최대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일각에선 윤 후보의 주식양도세 폐지 공약이 개인 투자자에게 반드시 이익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란 의견도 나온다. 증권거래세는 손실을 보더라도 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내야 하는 세금인데, 주식양도세는 연 5천만원 이상 벌어야만 부과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각종 투자자 카페 등에서는 "우리한테 이익이 되면 진영을 떠나 무조건 우리편이다. 그냥 찍으면 된다" "적극 환영한다. 무조건 윤석열을 찍자"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공약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12월 포항 죽도시장 즉석연설에서 "대통령을 맡겨주시면 주가 지수 5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코스피 5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천을 제시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근거로 코스피 5천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8일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담보하는 각종 보호 조치들을 내걸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기금 주식시장 안정 책임 ▲물적 분할 후 재상장 금지 ▲주식공매도 형평성 확행 ▲주가조작 시장교란 엄벌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윤 후보에 대응해 네가지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보호방안으로 물량공세를 편 것이다.
가상화폐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나란히 '코인 개미'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윤 후보는 비트코인같은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연 250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올리고, 2023년 예정인 과세 시작 시점 역시 미루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도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 5천만원 확대, 가상자산 과세 유예 공약을 내걸었다. 가상자산 손실금을 최대 5년에 걸쳐 이월 공제하는 안도 내놨다.
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관심을 가져주고 비과세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공론의 장이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연합회 경제정책국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식시장의 증권거래세 폐지나 양도소득세 폐지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논쟁이다. 후보들이 투자자들의 관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정책에 사용될 세수로서의 기능 관점에서도 봐야하는데 이런 고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가상화폐 역시 전형적인 2030 잡기 공약이다. 급격한 제도 변화보다는 불공정한 제도개선을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