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30만 원의 2배에 약간 못 미치는 59만 7천 원에 결정됐다. 상장 전 전례없는 관심이 쏠렸던 만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달성하는 '따상' 달성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빗나간 것이다. 시초가는 오전 8시30분~9시에 공모가인 30만 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밀려 장 초반 45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올라 시초가 대비 9만 2천 원(15.41%) 떨어진 50만 5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에 비해선 68.3% 상승한 가격이다. 외국인은 1조 4900여억 원이나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3조 460억여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 기관투자자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물량 비율은 27%대에 그친 만큼, 코스피 시장이 약세인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위한 외국인 투매가 이뤄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은 8조 800여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코스피 전체거래 대금(20조 2500여억 원)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초기 거래량 급증으로 일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선 접속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서, 상장 전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기존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수요예측 때 기관 주문액은 1경 원을 웃돌았고, 지난 18~19일 청약 과정에선 114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된 이면에서는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가 알짜사업이 떨어져나간 여파로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