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요구한 안전보장 요구에 서면 답변을 제출한 가운데 답변 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두 가지 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을 중점적으로 담았다고 전했다.
두 가지 요구사항은 △미국과 나토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거부하고 △구소련권 동유럽 국가들에서 러시아에 위협이 되는 탄도미사일 등을 철수하라는 것이다.
서면 답변에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머지않은 시점에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러시아 요구처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확약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다만 미국은 동유럽 국가 내 미사일 문제와 흑해 등 이 지역 군사적 긴장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논의가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 지역 신뢰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사찰 허용 △흑해와 동유럽 지역에서 도발로 비쳐질 수 있는 양측의 군사작전 및 기동의 상호 제한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의 서면 답변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공식 반응은 이날 현재 나오지 않았다.
다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연방의회 외교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러시아 국영 RIA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가 제안한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러시아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은 서면 답변 전달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문서에 러시아가 제기한 우려에 관한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평가를 담았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문서 작성 과정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깊이 관여했다며 이제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