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일부 지역에 새로운 검사와 치료 체계가 적용된 26일, 얼마 전 다녀온 취재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다수의 취재진이 뒤섞인 현장이었던 만큼 급히 선별진료소로 나섰다.
밀접접촉자는 아니지만 이날부터 전남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시행하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요량이었다.
선별진료소에 들어서자 두 곳으로 길게 나눠진 대기줄이 눈에 띄었다.
한쪽에는 60세 이상과 밀접접촉자 통보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기존처럼 유전자검사(PCR)를 받는 시민들이, 다른 한쪽에는 무증상 혹은 음성 확인서가 필요한 이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전환 첫날인 만큼 다소 혼선이 있는 모습이었다.
이전과 달리 줄을 세우는 보건 인력이 신청서 작성과 함께 밀접접촉자 여부, 나이 등을 하나하나 묻는 등 검사 대상을 분류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시민이 PCR검사 대기줄에 섰다가 안내를 받고 신속항원검사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검사소에 들어서자 보건 인력이 분주히 자가검사키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검체추출액과, 검체 채취에 쓰이는 면봉, 테스트키, 폐기용 비닐봉투 등을 건네받은 뒤 순서에 맞춰 자가검사 장소로 향했다.
PCR검사에서처럼 통증이 느껴질 만큼 깊숙이 넣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를 받고 면봉을 이용해 코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이후에는 검체추출액에 넣고 테스트기에 충분히 섞어진 검체추출액을 3방울 가량 떨어뜨렸다.
"한 줄이면 음성, 두 줄이면 양성입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5분 가량 기다리자 테스트기 C라인에만 빨간 줄이 그려졌다.
테스트기는 C라인과 T라인이 있는데 양쪽에 모두 줄이 그어질 경우 양성 판정을 받는다.
신청서 작성에서부터 음성 판정까지 걸린 시간은 도합 15분 가량으로 실제 검사보다 줄을 서고 안내받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음성 확인서 발급에서부터 귀가 가능 여부까지 질문을 이어가는 시민이 많아 다소 지체되는 상황이 많았다.
시민 김모(31)씨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근무 중 잠시 나와 검사소를 찾았는데 줄이 길다"며 "자가검사키트만 받고 집이나 다른 곳에서 검사를 하고 싶은데 음성 확인서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처럼 검사소 내에서는 음성 확인서 발급 부스의 줄이 가장 길었다.
한 줄만 그어진 테스트기를 들고 확인서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직장인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박모(45)씨는 "음성이 나오기는 했지만 회사에서 하루쯤 집에서 쉴 것을 당부했다"며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하루 정도는 집에서 증상을 지켜봐야겠다"고 전했다.
PCR검사를 받았다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 동안 집에서 대기해야 했지만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음성 확인 즉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순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새로운 방역체계 시행 첫날이다 보니 한때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수시로 검사소 현장을 둘러보며 향후 원활한 검사를 위해 필요한 점을 확인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하루 1천명 이상의 신속항원검사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부터 오미크론이 우세화된 전남과 광주, 경기 평택, 안성 등 4곳에서 새로운 검사와 치료체계를 운영 중이다.
역학 연관자, 의사 소견 보유자,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은 선별진료소에서 PCR검사를 하고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환자도 선제적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증상, 단순 의심환자 등은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왔을 때만 PCR검사를 받는다.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의사의 진단 결과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사의 진찰 후 전문가용 신속 항원검사를 시행, 양성일 경우에만 PCR검사를 한다.
순천시는 순천시보건소와 팔마체육관 임시선별진료소 두 곳에 신속항원검사소를 설치했으며 현재 4천 명 분량의 자가진단키트를 확보했다.
원활한 검사를 위해 진료소 투입 인력을 2배 가량 늘렸으며 자가진단키트도 8천 명 분량을 추가 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