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82조 인수키로…세계 3위 게임업체 우뚝
MS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MS가 지난 14일 블리자드 주가에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95달러에 매입하는 방식이다.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스타크래프트·콜 오브 듀티 등 PC·온라인게임과 캔디 크러쉬 사가 등 인기 모바일게임 지식재산(IP)을 보유하고 있다. MS는 이번 인수를 발표하며 "이번 인수는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며 메타버스의 토대를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MS의 역사상 최대규모다. 이전에는 지난 2016년 SNS 서비스 링크드인을 260억 달러에 인수한 게 최대 금액이었다. IT업종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수기도 하다. 2016년 컴퓨터 업체 델이 데이터 저장 업체 EMC를 인수할 때 썼던 67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MS는 단숨에 매출액 기준 세계 3위 게임사로 올라선다. 텐센트와 소니가 각각 1위와 2위다.
게임계의 넷플릭스 꿈꾸는 MS…블리자드 IP와 '시너지'
MS가 이번 인수로 얻게 되는 건 뭘까. 일단 MS가 블리자드의 강력한 IP를 대거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MS는 '엑스박스'라는 게이밍 콘솔이 강점이다. 하지만 콘솔 게임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큰 격차를 보이며 뒤지고 있다. 만일 강력한 이용자층을 확보한 블리자드 게임들이 '엑스박스'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여기에 MS는 '게임패스'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출시한 게임패스는 사용료를 내고 다양한 게임을 무제한 플레이할 수 있는 '구독형 게임 플랫폼'이다. 한국의 경우 7900원과 1만1900원(얼티밋) 요금제가 제공된다. 게임패스 얼티밋의 경우 엑스박스 콘솔이나 PC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마트폰 같은 다양한 기기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블리자드 인수로 MS의 이런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년 전 MS는 기업고객을 구독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며 시장가치 2조 달러 회사로 성장했다"며 "블리자드 인수는 게이머들이 값비싼 하드웨어를 버리고 클라우드에서 플레이하도록 설득해 소비자에게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블리자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만 4억 명에 달하는데 이 중 일부만 게임패스 얼티밋 등의 가입자로 전환할 수 있다면 MS의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 먹거리 '메타버스' 밑그림?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 걸쳐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빅딜 발표 후 열린 15분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MS와 블리자드 경영진이 메타버스를 언급한 횟수가 무려 10번을 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게임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확장성이 크다. 메타버스 게임계의 유튜브로 불리는 미국의 로블록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NYT도 이번 인수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디지털 세상에서 보낸다는 데 크게 베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임사의 '인적 자원'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최근 설계된 게임들은 3차원으로 설계된 가상세계나 3차원으로 창조된 가상 인물과 상호작용하게 돼 있다. 또 그래픽 퀄리티도 좋아야 한다. 이러한 자원은 향후 메타버스를 구축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MS의 이번 인수는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FTC는 엔비디아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인수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