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1.61 포인트(2.56%) 내린 2720.39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03.99까지 밀리며 2800선이 깨진 지 하루 만에 2700선도 붕괴될 뻔 했지만, 겨우 버텨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전 거래일과 마찬가지로 모두 하락했다. 특히 삼성SDI(-5.87%), LG화학(-4.17%), 삼성바이오로직스(-3.82%) 등 성장주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 주가도 1.46% 하락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개인 홀로 5861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98억 원, 1713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5.96 포인트(2.84%) 내린 889.44로 장을 마쳤다. 2거래일 연속 2%대 하락이다. 코스닥 지수 900선이 붕괴된 건 지난해 3월 9일(종가 896.36) 이후 약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관이 120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45억 원, 937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5.30%), 씨젠(-5.10%), 엘앤에프(-4.99%), HLB(-4.74%) 등 성장주가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된 기존 (시장의) 컨센서스는 '오는 3월부터 시작될 것'이었는데, 최근엔 1월부터 하거나 3월에 하되 여러 번 올린다 등 과격한 전망이 나온다"라며 "그러다 보니 위험이 큰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한 것이고, 거기서 나온 손실을 메우기 위해 덜 손실이 난 자산부터 팔아야 하니 나스닥이 급락하고, 이후 연쇄적으로 신흥시장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주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정명지 팀장은 "지정학적 이슈가 발생하면 전형적으로 원유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이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시장이 좋았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와 관련 "장기적으로 발목을 잡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매수 실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수급 부담이 시장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명지 팀장은 "통상 시장이 약세일 때에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가 버팀목이 돼야 하는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대비해 준비 기간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지산 센터장은 "해당 리스크는 27일 상장 이후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통화 정책의 전환이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약세장의 추세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전보다 보수적 투자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