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맥을 못추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24일(현지시간) 한 때 3만 3천 달러선이 무너져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3만 2982만 달러까지 하락했다. 같은 시각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4443만 원 선이었다. 간신히 지켜오던 5천만 원 선에서 4천만 원으로 떨어진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6만 9천 달러를 찍으며 급등했는데 두 달새 가치가 절반 이상 날아간 상황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침체는 무엇보다 미국의 긴축 기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표적인 위험 자산인 가상 화폐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과 긴축기조에 대한 불안감이 현지시간으로 25일~26일 양일간 열리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세계 3위 가상 화폐 채굴 국가인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20일 비트코인 채굴·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 역시 가상화폐 시장의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해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다음 저항선으로 3만 달러를 제시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비트코인이 일주일 동안 3만 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더 올라가기 전 그 수준에서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승세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로크 22V리서치 애널리스트는 "3만 달러가 지지선"이라면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비트코인의 역사적 약세장 중앙값은 78% 하락"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 최고치인 6만 9천 달러에서 78% 하락한다면 1만 5천 달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국내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기관들의 잇단 진입으로 큰 변화가 있는 시기"라며 "가상화폐는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미래의 화폐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투기수단에서 저장 수단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잠깐의 등락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중국이 가상화폐 채굴 금지 조치를 취한 뒤 가상화폐는 3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다 7월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해 11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서는 지금이 '손절 타이밍'이란 의견과 '저가 매수 시점'이란 의견이 갈린다.
가상화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 시점"이라며 적극적인 매수를 주장하는 쪽과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잔여물량을 매도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