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첫 환자 발생 이후 54일 만이다. 델타변이가 첫 환자 발생 이후 89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은 낮지만 감염률이 매우 높다. 오미크론의 감염생산지수는 12로 나타났다. 한 사람의 감염자가 12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독감의 감염생산지수가 1,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3, 델타는 6~7인 점을 감안하면 전파력이 몇 배 강한 셈이다.
25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392명으로 전날 418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감염자수가 늘어나면 위증증 환자도 늘 수밖에 없다. 방역대책 역시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방역대책은 고위험군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이가 많고 기저질환이 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PCR검사를 실시하고, PCR 검사대상이 아닌 국민들은 자가검사 키트를 통해 직접 검사를 하거나 동네 의원에서 검사하도록 했다.
이렇게 될 경우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확인율이 떨어지면서 감염자가 폭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2~3주 안에 확진자 수가 2만에서 3만 명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처럼 하루 10만 명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우리의 의료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게 된다. 더구나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설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오미크론 확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에 대한 확산관리는 더 강력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백신접종률을 더 높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의 백신 접종력은 2차 접종이 48.5%로 가장 많고, 미접종자가 38% 3차 접종자가 12%를 차지하고 있다.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확산의 가장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3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49.8%로 전체 국민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비율이 낮은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호흡기 전담클리닉 등 의료기관 확보가 제대로 됐는지도 의문스럽다. 정부는 이미 오락가락하는 방역대책 때문에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 전례가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을 놓고 반발이 거세지자 시행시기를 늦추는 가하면, 백화점과 마트의 방역패스 시행은 법원의 판결로 없던 일이 됐다.
면밀한 검토 없이 시행한 방역대책이 반발만 불러온다면 오히려 시행하지 않는 편이 낫다. 정책이 늘 정확하게 예측대로 시행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일관성 있는 방역대책과 시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