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4일 "삼성에 투수 최하늘과 2023시즌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내야수 이학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배성근, 김민수 등 유망주들로 풀 시즌을 소화해야 했던 불안감을 해소했다.
이학주는 2009년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을 보낸 뒤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2리 101안타 7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20시즌부터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부상과 함께 훈련 지각 등으로 불성실 논란까지 일으키며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6리 4홈런 20타점에 그친 이학주는 결국 삼성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롯데에 입단한 이학주에게 주어진 임무는 마차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마차도는 롯데에서 2020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KBO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9시즌 정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였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책(114개)를 기록했다. 공격보다 수비 보강이 시급했던 롯데는 2020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마차도를 영입했다. 롯데는 마차도의 타격보다 수비에 기대를 걸었다.
마차도는 데뷔 시즌부터 전 경기에 출장해 수비율 9할8푼4리를 기록했다. 규정 이닝을 소화한 유격수 중 가장 높은 수비율을 기록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AwithADJ(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도 1.896으로 전체 유격수 중 가장 높았다.
지난 시즌에는 133경기에 출전해 1076⅔의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수비율(9할8푼1리)은 지난해에도 규정 이닝을 소화한 유격수 중 가장 높았다. WAAwithADJ(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는 1.254로 LG 오지환(1.87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마차도는 확실히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롯데의 내야 수비를 안정시켰다. 두 시즌 통산 타율은 2할7푼9리로 외국인 타자의 타격 기록으로는 다소 아쉽지만 수비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다.
반면 이학주는 두 시즌 연속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마차도의 공백을 메우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학주가 2020시즌에 소화한 수비 이닝은 483⅓이닝에 불과했고, 지난 시즌에는 401⅔이닝에 그쳤다.
그러나 935⅓이닝 동안 유격수 수비를 맡은 데뷔 시즌을 포함해 세 시즌 연속 9할5푼이 넘는 수비율을 기록했다. 출전했을 때는 나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다고 볼 수 있다.
이학주의 롯데행에 있어 롯데 성민규 단장과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성 단장은 2009년 이학주가 뛰었던 시카고 컵스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성 단장은 오히려 이학주와 과거 인연 때문에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을 우려해 영입을 주저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성 단장은 이학주의 영입을 타진했다. 과거 지각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이학주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이학주가 롯데의 내야 수비를 책임지면서 성 단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