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주먹' 챔피언이 레슬링 기술까지 갖추자 역대급 도전자도 어쩔 수 없었다.
UFC 현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7, 카메룬/프랑스)가 잠정 챔피언 시릴 가네(33, 프랑스)를 꺾고 1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은가누는 23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70 메인 이벤트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가네와 5라운드 25분 대결 끝에 3 대 0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3월 UFC 260에서 전 챔피언인 스티페 미오치치를 2라운드 만에 쓰러뜨린 은가누. 타격으로 챔피언 벨트를 두른 가운데 이날 그래플링을 겸비한 무패 파이터 가네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은가누가 타격전으로 빠른 시간에 승부를, 가네는 그래플링으로 포인트 싸움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전혀 다른 상황이 나왔다. 레슬링을 장착한 은가누가 그래플링에서 가네를 압도한 것.
1, 2라운드는 은가누가 확실히 불리했다. 타격으로 승부하려 했지만 거리를 벌리며 노련하게 주먹과 킥을 꽂는 가네를 잡지 못했다.
3라운드 가네는 자신감을 얻었고 같은 방식으로 은가누를 상대했다. 그 순간 은가누가 가네의 오른발 킥을 캐치한 뒤 번쩍 들어 올렸고 이어 케이지 바닥에 내리꽂는 기술로 테이크 다운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은가누는 숨겨둔 레슬링 실력을 가동했다. 힘과 기술을 모두 갖춘 은가누의 압박에 가네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테이크 다운 후에는 돌주먹 파운딩이 이어졌다. 그래플링에 능숙한 가네지만 힘으로 밀고드는 은가누를 떨쳐내지 못했다. 4라운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5라운드, 판정승을 위해 돌파구가 필요했던 가네는 하체 관절기인 힐훅으로 은가누의 왼쪽 다리를 노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은가누가 힘으로 버텼고 오히려 가네 위로 올라탔다. 결국 은가누는 마운트 포지션을 놓치지 않고 파운딩을 쏟아내며 5라운드 25분을 마무리했다.
은가누는 마지막 라운드 종료 후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이며 승리를 확신했다. 가네는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이번 경기로 은가누는 종합 격투기(MMA) 통산 17승 3패를 기록해 UFC 6연승을 이어갔다. 가네는 첫 패배를 맞보며 MMA 통산 10승 1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