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는 종전 계획대로 모레부터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4개 지역에 한해 대응단계를 시범 시행한 이후 방역상황과 의료여력을 보며 전국 확대시점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변화된 체계에서는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을 수 없는 만큼 국민들의 수용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1일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오미크론 우세지역인 광주·전남·평택·안성에서 대응 단계를 먼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역들에서는 △60세 이상 △보건소로부터 밀접접촉자로 통보받은 사람 △의심증상으로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환자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 이후 양성이 나온 환자 등만 선별진료소(보건소·임시선별검사소)에서 즉각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젊은층을 비롯해 증상은 없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원하는 이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만 밀접접촉자는 아닌 경우 등은 선별진료소나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이 결과가 양성인 사람만 PCR 검사를 2차로 받을 수 있다.
손 반장은 "고위험군이 아닌 대상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 PCR 검사를 하는 2단계 체제로 가고, 동네병원에서도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하는 쪽으로 이행한다"며 "고민스러운 지점은 연령층이 젊은 국민이나 위험요소가 낮은 환자들의 진단·치료에 있어 지금보다 느슨해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응단계 지역의) 국민들께서도 바로 PCR 검사가 안 되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직까지는 기존 의료체계로 감당 가능한 유행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응 단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엔 다소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PCR 검사가 '기본'이었던 기존 체계가 완전히 바뀌면서 뒤따를 현장의 혼란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아무래도 광주 등에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은 호흡기 클리닉에서 검사·진료가 얼마나 안착되느냐, 일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1차로)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걸 받아주셔야 한다. 검사키트의 배정, 지역 (발생)현황 등을 함께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반장 역시 "오미크론 대응체계 전환을 재작년 12월 델타 확산 시 병상확충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곤란하다"며 "병상 확충은 최대한 빨리, 많이 할수록 좋지만 오미크론 대응전략은 무증상·경증 환자의 관리력과 발견률이 다소 떨어지게 된다는 문제를 필연적으로 내포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비고위험군은) 바로 PCR이 안 되기 때문에 오미크론 유행을 차단시키는 힘도 약화된다. 이 부분은 한시라도 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전환하는 게 중요할 거라 판단한다"며 "26일부터 4개 지역에서 체계를 전환했을 때 국민들의 수용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큰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 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스스로 위험지역에 갔다고 하면 앱(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입력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며 구체적 시점으로는 "설 연휴가 지나고 다음 달 7일쯤"을 언급했다.
아울러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도 열흘에서 (7일로) 당긴다"며 "(확진자를) 옆에서 만났더라도, (당시) 마스크를 썼거나 15분 이상 대화가 없었다면 굳이 격리를 시키지 않는다든지 등 방식이 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그간 정부가 (방역을) 다 주도해서 직접 (환자를) 관리했다면, 이제는 민간 의료기관의 참여에 더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 중요해진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민의 절반을 공무원으로 뽑아도 기존 방식으로는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