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라던 가계대출, 연초 9조 넘게 증가…'LG엔솔' 청약 여파

연합뉴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최근 약 3주 만에 9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대출 증가분만 6조 원 이상이었는데, 역대급 청약자와 증거금이 몰렸던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의 여파로 분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18조 5507억 원이다. 작년 말에 집계된 709조 529억 원 대비 불과 20일 만에 9조 4978억 원(1.34%)이 증가한 것이다. 이 증가치는 지난해 12월 한 달 증가 규모인 3648억 원의 26배에 달한다.
 
9조 원을 상회하는 증가분의 대부분은 신용대출(6조 942억 원)이 차지했다.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엔 442만 명이 넘는 청약자와 114조 1천여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이 같은 폭발적 인기와 맞물려 신용대출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도 이번에 2조 2980억 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감지된 가계대출 추이와는 정반대다. 지난달 말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조 5766억 원 줄고, 주담대 잔액도 전월 대비 2조 761억 원 증가해 그 폭이 축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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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2천억 원 줄었다고 파악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에선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은행권에선 지난달 가계대출 안정세를 두고 연말 주택 거래가 비수기를 맞아 뜸했고, 연말 상여금 등으로 상환 여력이 커지면서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증가치가 재차 확대되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면서 가계 부담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210% 수준으로, 작년 말 대비 상단이 0.140%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 가운데 하나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17일 1.69%로 전월 대비 0.14% 포인트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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