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23일(현지 시각) 에스토니아 탈린의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2022 ISU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86.48점, 예술 점수(PCS) 88.78점, 감점 1점으로 174.2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 98.96점까지 총점 273.22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일본의 도모노 가즈키(268.99점), 미우라 가오(251.07점)에 앞선 차준환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대회에서 5위에 머문 아쉬움을 털었다.
지난 1999년 대회 창설 이후 한국 남자 싱글에서 메달은 물론 금메달을 따낸 것은 차준환이 최초다. 이전까지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2009년 여자 싱글 우승이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여자 싱글에서는 2020년 서울 대회에서 유영(수리고)이 은메달을 따낸 데 이번 대회에서 이해인(세화여고), 김예림(수리고)이 각각 은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차준환은 이번 대회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쇼트 프로그램과 총점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는데 273.22점은 2020 4대륙대회의 265.43점을 무려 7.79점이나 경신했다.
물론 이번 대회는 미국, 일본의 정상급 선수들이 나서지 않았다. 2018 평창올림픽 챔피언 하뉴 유즈루(일본)과 '점프 괴물' 네이선 첸(미국) 등이 불참했다. 그럼에도 차준환은 이번 대회 개인 최고점으로 우승하며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차준환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프리 스케이팅 첫 점프 과제 쿼드러플 토루프를 뛰다 넘어졌다.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에 수행 점수(GOE) 3.80점이 감점됐다.
차준환은 그러나 이후 실수를 만회했다. 쿼드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연기했고,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 4)과 스텝 시퀀스(레벨 3)를 무리 없이 펼쳤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다시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으로 GOE 1.17점이 깎였지만 트리플 악셀,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은 클린으로 처리했다.
코레오 시퀀스(레벨 1)에 이어 체인지 풋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연기하며 경기를 마쳤다. 함께 올림픽에 나설 이시형(고려대)은 총점 7위(223.18점)로 선전했다. 경재석(경희대)은 14위(187.97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