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은 북한이 다음으로 취할 수 있는 무력시위 방법으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제시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2018년 4월 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때로, 이후 북한은 실제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핵실험과 ICBM 발사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 선언을 파기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하 의원은 "북한이 대미 압박을 할 때 5가지 분야가 있는데 첫 번째는 핵무기 가운데 전술핵과 초대형 핵탄두 실험이고, 두 번째는 ICBM의 명중률 향상, 세 번째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네 번째는 고체연료 ICBM, 다섯 번째는 핵잠수함과 연계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라고 하는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쪽은 동창리에서 ICBM을 쏘는 쪽이라고 한다"고 국정원 분석을 전했다.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은 북한에선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른다. 북한은 2012년에 이 곳에서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다. 우주 로켓과 ICBM은 상당 부분 기술을 공유하는데, 북한은 2019년 12월 이 곳에서 '중대한 시험'을 두 차례 시행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앞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대형 ICBM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지난해 10월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이 미사일의 모습이 이름과 함께 스크린에 공개돼 있는 영상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이름은 화성-17형으로, 그러면 화성-16형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와 함께 하 의원은 "코로나19 상황 장기화 속에서 체제를 과시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대하게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을 맞는다. 둘은 각각 '광명성절'과 '태양절'이라고 불리는데 특히 태양절은 북한 최대 명절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정치국 회의에선 "위대한 수령(김일성)님 탄생 110돐과 위대한 장군(김정일)님 탄생 80돐을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당과 국가기관들의 임무를 상세하게 포치하였다"고 언급되기도 했다.
관련해서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임박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열병식 준비를 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며 "정치행사 일정은 미리 정해져 있는데, 어떤 시점에서 열병식을 고려하고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미 압박과 관련해 북한이 쓰는 표현도 강경화됐는데, 그전에는 '주적은 미국이 아니라 전쟁이다'고 하다가 '미 제국주의'라는 표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