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0년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대확산하던 당시, 검찰은 신천지 집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 거부한 바 있는데요.
최근 그 배경에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 모 씨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부 기독단체들은 무속 논란에도 침묵하는 기독교계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 2월 대구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던 당시, 검찰은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거부했습니다.
교인 명단과 시설 현황 누락, 허위 진술 등 신천지의 비협조로 역학조사에 차질이 생기자 대구시가 신천지를 고발했던 것인데 검찰은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영장을 반려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선후보 / 국민의힘 (지난해 12월 14일 관훈클럽토론회 중]
"검찰총장 시절에 코로나19가 갑자기 2월에 대구에서 창궐하기 시작해서 신천지에 대해서 압수수색하라는 법무부 장관의 공개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제가 '압수수색은 불가하다'… 그런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런데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거부 이면에 무속인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언론매체는 '건진법사'라고 불리는 무속인 전 모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메시지와 인사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신천지 압수수색을 반려한 결정에도 전 모씨의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윤 후보가 전 씨에게 신천지 압수수색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전씨는 '이만희 교주도 하나의 영매'라며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조언했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전 씨가 소속된 단체의 수석 부회장이 신천지 행사인 '만국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등 신천지와의 관계성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단체는 과거 가죽을 벗긴 소 사체를 제물로 바치는 행사를 주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단체입니다.
[신현욱 소장 / 구리이단상담소]
"대외 과시용으로, 또 내부적으로는 신천지인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그런 행사가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단체의 대표로 참석한다면 그 단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죠. 한 사람이 어떤 연관이 되면 그 단체의 대표성을 가지고 오는 거니깐 모를리가 없고…"
이번에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무속인의 말을 듣고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저지한 의혹이 있다"며 윤 후보를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와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속논란이 일자 전 씨가 활동했다고 알려진 네트워크 본부를 해체해버리고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치 공세'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독교 단체들은 무속 논란에 대해 침묵하는 기독교계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국디아코니아와 한국헤른후트형제단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무속의 영향력이 도처에서 감지된다"며 20대 대선을 '영적 싸움'이라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안수했던 보수 기독교 목사들은 아무 반성이 없고,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기독교계가 잠잠하다"며 "영적 자각이 없거나 영적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